임권택(왼쪽) ·정윤철(오른쪽)
서울시 ‘영화창작공간’ 마련
임권택·정윤철 등 19명 둥지
임권택·정윤철 등 19명 둥지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지난 10월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마포구 상암동 디엠씨로 작업실을 옮겼다. 서울시가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영화 감독들을 위한 작업 공간인 ‘영화창작 공간-디렉터스 존’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저렴한 가격에 작업실을 이용할 수 있고, 함께 입주한 감독들과 정보도 교환할 수 있어 영화 작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곳에서 변호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임권택 감독과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도 지난 9월 이 곳으로 작업실을 옮겨왔다. 임 감독은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종이인 한지를 소재로 한 영화를 구상 중이고, 김 감독은 액션물 <무림 주식회사>(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27일 상암 디엠씨 첨단산업 센터에 문을 연 ‘영화창작 공간’이 영화 감독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전용면적 997㎡에 18개의 창작실을 두고 있는 이 곳은 다용도 세미나실과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고, 저마다의 창작실에는 개인용 컴퓨터와 침대, 프리젠테이션 시스템 등 창작에 필요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입주 감독들은 월 25만원 안팎의 저렴한 사용료로 6개월에서 9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현재 이 곳에는 임권택, 정윤철, 김경형 감독을 비롯해 <황진이>의 장윤현 감독, <강적>의 조민호 감독,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 등 기성 감독 15명과 윤지원, 김현진, 나현 등 신인 감독 3명이 입주해 있다. 서울시는 내년에는 한국감독 뿐만 아니라 외국 감독들까지 받아들일 계획이다.
‘영화창작 공간’ 입주 자격은 최근 10년 동안 장편·상업 영화를 한 편 이상 연출한 사람으로 앞으로 촬영할 영화가 사전제작 단계에 있는감독에게 주어진다. 신인 감독의 경우에는 60분 미만의 중·단편 영화를 연출해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현재 작업중인 18명의 감독들의 입주 기간은 내년 3월까지며, 내년 2월에 제2기 입주 감독을 모집할 예정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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