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상회(사진)
이병철 탄생 100주년 사업에 삼성기념관 건립추진
삼성선 무덤덤…2011년 육상대회 스폰서 구애인듯
삼성선 무덤덤…2011년 육상대회 스폰서 구애인듯
대구시가 이병철 고 삼성회장의 기념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으나, 삼성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9일 “2010년 2월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김범일 대구시장이 이병철 회장 탄생 100돌 기념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라고 내린 지시에 따라 대구시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기념사업 가운데 첫째는 대구시 중구 인교동 달성공원 맞은편에 터만 남은 삼성상회(사진)를 복원하는 것이다. 이 땅은 넓이 168㎡이며 삼성에서 안내판만 달아놓은 상태다. 당시 28살이던 고 이병철 회장이 이곳에서 삼성상회란 간판을 내걸고 청과물과 건어물, 국수를 팔았던 곳으로, 삼성의 발상지로 알려졌다. 시는 또 구미로 사업장을 옮긴 대구시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 본관 터에 남아 있는 고 이 회장의 집무실을 영구 보존하는 방안과 별도의 삼성기념관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구시는 직접 나서지 않고, 지역 경영계에서 기본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기념사업들은 삼성 쪽에서 동의하거나 협조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기념사업을 두고 삼성 쪽을 접촉해 봤지만 좋다든가, 싫다든가 하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이 대구시의 이런 간절한 호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구시는 삼성이 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육상선수권대회에 200억원을 내놓을 후원자가 돼주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다각적으로 삼성과 접촉하고 있으며, 아직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으나,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구미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대구시의 기념사업 추진을 놓고 뚜렷한 태도를 밝힐 수 없는 사정”이라며 “경제위기로 회사 형편도 좋지 않은데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거액을 지원해야 해 섣불리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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