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성 오락실 운영한 대구 환경단체 대표 등 3명 불구속
대구서부경찰서는 15일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게임산업법 위반과 사행행위 등 영업 규제)로 대구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대표 하아무개(38)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하씨 등은 지난 8월27일 대구 서구 비산동 3층짜리 건물에 ‘환경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을 차려 놓고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동전 대신 못쓰는 폐건전지를 넣으면 작동되는 게임기 50대에서 도박성 오락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먼저 시계 건전지 등으로 쓰는 동전처럼 생긴 폐건전지 100개를 1만원에 팔아 이것을 오락기에 넣고 게임을 해 일정 점수를 따면 천원 짜리 쓰레기봉투를 준 뒤 이를 다시 환전소에서 900원에 되파는 방법으로 오락실을 운영해 왔다. 경찰은 이들이 10여 일 넘게 오락실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락실 사무실에서 동전처럼 쓴 중국산 폐건전지 7만여 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환경단체와 오락실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하씨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폐건전지를 사용한 오락실이 법에 저촉된다고 보고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환경단체는 2004년 11월부터 활동을 해오다 올해 9월 정식으로 사단법인 등록을 했다. 이들은 그동안 금호강과 함지산 청소, 산불조심 서명운동 등의 활동을 해 환경부장관과 국회문화관광위원장 등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이 단체에는 대구의 ㅇ 국회의원, ㅇ 구청장, ㅇ 전 환경부 장관, ㅈ 시의원, ㅇ 변호사 등이 상임고문이나 고문, 자문위원 등으로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환경단체 대표 하씨는 “폐건전지 수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순수한 뜻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불법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락실과 환경단체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추대된 고문과 자문위원 등은 사무국에서 위촉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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