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석(40)
부산민미협 배인석 대표, 19년간 쓴 서평 등 모아 책 출간
부산민족미술인협회 대표 배인석(40)씨가 네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도록 대신 책 <신속한 파괴, 우울한 창작> (도서출판 인디·사진)을 펴냈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개인 블로그를 비롯해 지역언론과 문화예술매체 등에 써온 글을 모은 것이다.
배씨는 “책 제목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당시 반전평화전을 열던 때의 심경을 축약해 표현한 것”이라며 “이라크에 있던 많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신속히 파괴돼 가는데, 작품전을 준비하던 화가의 창작활동은 우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까끄라기 만만세 △불합리한 사회, 술집의 미술가 △신속한 파괴, 우울한 창작 △불편한 전시평 △차 꽃 사건과 유사하다 △써내려 가길 △현실은 고통스럽고 △아~ 고민을 좀 했습니다 등 8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가 대학 그림패 활동부터 시작해 그림판 주변의 일상과 조직, 서평, 전시, 작가와 작품 등에 관해 남긴 갖가지 글을 담고 있다. 또 부산 지역 민족민중미술운동사와 인터넷 게시판에서 벌어진 논쟁이나 제안에 관한 글들도 실어 놓았다.
이 책에는 배씨의 블로그 제목에서 따온 ‘글쓰고, 놀고, 일하고, 술 쳐묵고, 씨부리기도 하는 화가의 글 모음’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는 “글쓰기 공부를 따로 하진 않았으나, ‘글 나고 말 나왔나, 말 나고 글 나왔지’라고 하신 이오덕 선생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며 “미술이 무엇인가? 나의 예술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 이어 가며 살기를 바라는 화가 개인이 하는 블러그활동의 연장으로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강진 출신인 배씨는 부산 동아대와 대학원에서 그림공부를 했으며,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를 비롯해 ‘2008년 5월18일 티베트를 생각한다’, ‘백두대간 지리산’ ‘경기 국도1호선’ ‘코리아 통일 미술전’ ‘조국의 산하-평택 평화의 씨를 뿌리고’ 등의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그는 24~28일 광안리 아트스페이스 엠지에서 ‘학생대백과사전’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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