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곳 중 32곳 신입 정원초과…작년보다 8배 늘어
“교육질 나아지고 경기침체 한파 탓 저렴한 곳 선호 ”
“교육질 나아지고 경기침체 한파 탓 저렴한 곳 선호 ”
학부모들의 사립유치원 선호현상으로 해마다 무더기 미달 사태가 빚어져 추가 모집에 나섰던 국·공립 유치원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16일 지역 초등학교에 딸린 병설유치원 72곳과 별도의 건물을 따로 지어 운영하고 있는 단설유치원 3곳 등 국·공립 유치원 75곳에서 최근 내년 3월 입학할 원아를 모집했더니 32곳(42.6%)에서 정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12월 올 3월 입학생을 모집했을 때 75곳 가운데 4곳만 정원을 넘긴 것과 견줄 때 무려 8배나 늘어난 것이다.
울주군 범서읍 명지초교는 지난해 만 4~5살 혼합반 25명 모집에 25명이 지원을 했으나 내년 3월 입학할 원아 모집에선 만 5살 30명 정원에 74명이 원서를 내 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이 학교는 올해부터 시교육청 지침에 따라 자녀가 두 명 이상인 다자녀 가정과 한국으로 시집이나 장가를 온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우선 입학 혜택을 줘 실제 정원이 12명으로 줄어들어 경쟁률이 4.6대 1로 치솟았다.
도심도 마찬가지 추세다. 평준화 이전 지역의 8학군으로 꼽힌 남구 옥동 남산초교는 만 4~5살 혼합반 25명 모집에 80명이 지원해 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1~12월께 올해 입학 원생을 뽑을 때 만 4~5살 혼합반 25명 모집에 35명이 지원했던 것에 견주면 지원자가 2.3배(45명)나 늘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까운 국·공립 유치원에 이중지원을 해 추첨에서 동시에 합격하는 가정도 발생하면서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범서읍의 한 학부모는 “이중합격자들이 빨리 한 곳을 결정하지 않으면 대기자들은 비싼 사립유치원에 가야 하고 병설유치원은 내년 3월 입학 때 정원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며 “교육당국이 이중합격 여부를 빨리 확인해 대기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유아담당 황갑신 장학사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이 내실있는 수업을 하면서 학부모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고,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종일반을 운영하는 저렴한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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