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기구 조사…89%가 부자 세금 더 내는데 긍정
빈부격차 심화 점치면서도 ‘노력하면 성공가능’ 69%
빈부격차 심화 점치면서도 ‘노력하면 성공가능’ 69%
대구 지역 고교생 70%는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분배와 복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한국 투명성기구 대구본부(대표 정기숙 전 계명대 교수)가 대구시내 4개 남녀 고교생 300명을 상대로 경제의식을 면접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제정책에서 분배와 복지가 우선돼야 한다’라는 의견이 69.3%로 ‘성장 우선’(28.7%)보다 훨씬 많았다. 학생들은 89.3%가 부자가 세금을 더 내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빈부 격차의 원인에 대해 ‘자본주의제도’(36.3%)와 ‘정부정책’(36%)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개인의 능력과 노력 부족’은 23.3%에 머물렀다. 학생들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해 70%가 빈부격차, 부동산투기, 실업문제, 과소비문제, 사회복지문제, 농촌문제 등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앞으로 빈부격차(78.3%), 부동산투기(63%), 실업문제(70%), 과소비문제(60%), 농촌문제(65.7%)가 더욱 나빠질 것이며, 사회복지부문만 64%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학생들은 69.3%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성공 요인으로는 ‘본인의 노력’(57.7%)이 ‘연고나 배경’(25%)이나 ‘부모님과 집안의 도움’(16.7%)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선 비관적(39%)이 낙관적(19.7%)보다 두배 정도 앞질렀다. 특히 대구경제는 48.7%가 비관적으로 전망했으며,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15%, 보통은 35.7%에 그쳤다. 직업선택을 놓고 안정성(40.7%)을 가장 먼저 꼽았으며, 적성 및 특기 (30%), 임금(23.3%) 등을 다음 순위로 꼽았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62.4%가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73%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노사갈등의 원인도 기업 쪽에 있다가 68%를 웃돌았다. 56%를 넘는 응답자는 학교 경제교육이 실생활에 유용하지 않아 인터넷(54%)이나 방송(15%), 신문(9.7%), 가정(5%), 서적(1.7%)에서 경제 지식을 습득한다고 답했다.
조사를 맡은 여론조사기관 ‘폴스미스’ 이근성 대표는 “고교생들의 소비생활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폭넓게 경제의식까지 조사를 해봤다”며 “고교생들이 경제문제를 보면서 경쟁과 성장보다는 분배쪽에 가치를 많이 두고 있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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