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천천초교 인조잔디 기준치 대비 최고 49배
지난 24일 찾은 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천천초등학교 운동장은 오는 31일 준공을 앞두고 인조잔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러나 인조잔디 운동장에서는 이제 막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스며나오는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실제로 1천여명의 학생이 사용할 인조잔디 운동장에는 다량의 납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천천초등학교 학부모 모임’과 ‘수원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천천초교 운동장 인조잔디 파일(잔디잎 부분)에 대해 지난 11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보니, 각각 4000㎎/㎏, 4400㎎/㎏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인조잔디 사이에 충진재(충격 완화 소재)로 넣는 검은 알갱이 형태의 고무분말 납 기준치가 90㎎/㎏이므로 납 성분이 기준치보다 40∼49배가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이다.
학부모 박종아씨는 “잔디 파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녹색안료를 사용하는데 이 안료에 납성분이 들어 있다”며 “아이들이 밟으면서 파일이 깨지기라도 하면 여기에 함유된 납이 미세하게 부서져 결국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의 코와 입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인조잔디 파일의 납 기준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여서 학부모들은 학교쪽에 대책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냈다.
경기도 교육청 체육보건급식과 담당 장학사는 “고무분말과 달리 인조잔디 파일은 안전기준이 없지만 해당 학교 운영위와 잔디운동장 선정위가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할 때 학생들의 신체에 줄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해당 학교의 상황에 대해 경위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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