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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종’은 왜 33번 울릴까?

등록 2008-12-29 22:24수정 2008-12-30 01:05

조선시대 33번 치면서 새벽 열던 것에서 유래
불교 우주관 반영…새해맞이로 의미 바뀌어
왜 한 해를 닫고 새해를 열 때면 으레 보신각종을 33번 칠까?

보신각은 서울의 상징적 중심이다. 전우용 교수(서울대학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는 책 <서울은 깊다>에서 “도시 공동체는 종루의 종소리를 같이 듣는 사람들로 구성됐다”며 “보신각은 도성의 공간적 중심에서는 서쪽으로 치우쳤지만 종이 걸려 도성의 중심이 됐다”고 썼다. 원래 종을 걸었던 자리는 원각사 입구 쪽이었는데 태종 때 지금 자리로 옮기고 고종 때인 1885년 3월15일 중앙을 뜻하는 ‘신’을 써 ‘보신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신각의 생애는 파란만장했다. 2층 누각이었다가 임진왜란 때 무너졌다. 1619년 광해군 때 1층 종각으로 다시 지었지만 조선 후기까지 4번이나 불이 났다. 현재 보신각은 1980년에 2층 종루로 새로 만든 것이다. 지금 걸린 종도 애초의 ‘보신각종’은 아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종인 보신각종은 천수를 다하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이 종에도 역마살이 있어 세조 때 원각사에 놓였다가 남대문 부근에서 명례방 종현(지금의 명동성당 일대)을 거쳐 광해군 때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1985년까지 ‘제야의 종’ 노릇을 하다 몸에 금이 가 은퇴했다. 지금 종은 1986년 에밀레종을 본따 새로 만든 것이다.

왜 33번일까? 조선시대에는 보신각 종을 쳐 성문을 여닫는 걸 알렸다. 새벽 4시께 종을 33번 쳐 문을 여는 것을 ‘파루’, 밤 10시께 28번 쳐 문을 닫는 걸 ‘인정’(보통 ‘인경’이라고 함)이라고 했다. 1898년 전차가 개통되면서 밤낮 없이 문을 열게 돼 보신각은 시각 알림이로써의 기능을 잃었다.

전 교수는 이 책에서 “전차 궤도가 남대문을 통과하면서 더 이상 문을 여닫을 수 없게 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낮과 밤의 구분보다는 생활 시간의 분할이 더 중요하게 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대적 시간 개념이 뿌리내리며 보신각의 침묵은 깊어졌다. 서울시 기록에서는, 보신각이 새해를 알리는 종으로 쓰인 것은 1953년부터다. 이상배 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은 “33번 치는 것은 불교의 우주관을 뜻한다”이라며 “새벽맞이에서 새해맞이로 의미가 바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31일에도 어김없이 보신각 종은 울린다.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 붕어빵을 팔아 이웃을 돕는 이문희씨, 자녀 3명과 앞 못 보는 시어머니를 부양하는 일본인 주부 나나우미 유코 등 11명이 친다, 이날 밤 11시부터 새벽 0시30분까지는 세종로~종로2가, 광교~안국 양방향 차량이 통제된다. 지하철·시내버스는 새벽 2시까지 운행한다.

이밖에 수도권에서는 갖가지 해맞이 행사가 벌어진다. 1일 새벽 인천 팔미도 등대에서는 조명쇼와 새해 소원 빌기가, 수원 화성행궁에서는 31일 오후~1일 여민각 타종과 음악회가 고양 행주산성에서는 풍물패와 비보이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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