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재 전북도갈등조정협의회 사무처장
울림마당
전북의 35사단을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전주시와 임실군 간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해를 넘겼다. 영세민 대책과 임실개발사업을 두고는 전북도와 전주시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합의점에 도달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보상요구에는 전주시와 시행업체가 미온적인 상황이다. 필자는 임실이 고향이고 전주에서 살고 있기에 이 문제에 관심이 높지만 고민에 비해 솔로몬의 지혜가 없어 답답하다.
35사단 이전사업은 전주시에서 임실지역에 터와 시설을 만들어 국방부에 기부하고, 국방부는 현 사단 터를 전주시에 양여하는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에코시티가 시행을 맡고 있다. 사업비 6802억원을 들여 2011년까지 시행한다. 임실군 대곡리 일대에 1785필지(709만5천㎡) 목표 면적 중 70% 정도를 매입했고,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토지나 건물은 토지수용을 신청한 상태이다.
하지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농성장에 자신의 이름을 써놓은 농약병을 걸어놓았다. 수용이 돼 강제집행을 하면 약을 마시고 죽겠다며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전하지 않고 이대로 살게 해주든지, 아니면 국책사업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면 억울하지 않게 제대로 보상을 하라고 요구한다.
지역주민들은 감정평가액이 현재 거래되는 토지가격에 훨씬 못 미치고 있고, 이주위로금이나 피해보상에는 아무런 계획이 없으며, 간접피해지역은 아예 보상 계획도 없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전주시는 주민 주장 중에서 일부는 설득력이 있기에 해결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법의 테두리에서 할 수밖에 없어 한계가 있다는 태도다. 시행업체인 에코시티는 한 발 더 나가 현재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사업자체가 지속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이다.
“부엌에 가면 며느리의 말이 맞고,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의 말이 옳다”고 한다. 양쪽 주장이 다 맞으니 해법이 없다. 갈등은 해결의지에 따라 지역발전의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갈등여지를 남겨놓고 잔꾀로 사업만 마무리 하려고 하면 갈등은 잠복돼 장기화하고 나중에 더 큰 피해로 돌아온다.
장기적으로 피해에 대한 보상을 공시지가나 매매가에 의존하기보다는, 주민 편익시설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과 피해주민에게 발생하는 손해 간에 균형이 이뤄지도록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전주시와 에코시티의 적극적인 협상태도가 필요하다. 행정은 토지수용이 되면 칼자루를 잡고 협상 할 수 있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형재 전북도갈등조정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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