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센터, 과거·현재 8개 공장주변 오염도 측정
대기중 농도와 비슷…“재개발지 등 조사 계속”
대기중 농도와 비슷…“재개발지 등 조사 계속”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석면의 공기 중 오염도 실태를 나타낸 지도가 부산에서 처음 제작돼 나왔다.
부산시와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석면분석센터를 개설하고, 부산시내 석면공장 주변의 현재와 과거 석면 오염도 실태조사를 벌여 지도를 만들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최근 피해 노동자 유족 등의 집단소송으로 유명해진 연제구 연산동 제일화학을 비롯해 사상구 덕포동 동양에스앤지와 동화산업, 사상구 감전동 국제패킹산업, 사상구 감전동 마산광섬, 사하구 구평동 국제패킹산업과 한상석면, 사하구 장림동 한일화학, 강서구 송정동 태화카파씰 등 8개 공장 주변이다.
석면분석센터는 이들 공장을 중심으로 터 경계선과 반지름 500m 및 1㎞ 거리의 동·서·남·북 등 모두 96개 지점에서 공기 및 토양시료를 채취해, 공기 중 오염도는 분석을 끝냈으며, 토양 중 오염도는 현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분석이 끝난 공기 중 오염도 조사 결과 전체 조사지점의 평균 석면농도는 0.0023개/㎖로, 국내·외 참고 문헌상의 대기 중 석면농도 분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조사 지점에 따라서는 최저 및 최고농도가 각각 0.00014개/㎖와 0.00599개/㎖의 편차를 보였으나, 우리나라 실내 공기질 석면 농도 권고기준인 0.01개/㎖에 견줘 각각 10분의 1과 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석면분석센터는 현재 이들 석면공장이 석면을 원료로 한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있어 대기 중 석면 농도에 영향이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도로변 지역에서 석면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남에 따라, 자동차 라이닝의 마모에 따른 자동차 운행과 공기 중 석면농도가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지속적인 관측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시는 앞으로 연산8동 재개발지역 등 건축물 해체 공사장과 실내 공기질에 대해서도 석면 오염도 실태조사를 계속 벌여 나갈 방침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은 지난해 7월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1970~80년대 제일화학 노동자와 2㎞ 내 거주 주민들의 석면 관련 환자발생률이 다른 곳에 비해 10배가 넘는다”며 시에 역학조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월에는 이 회사 부근에 살다 악성중피종에 걸려 숨진 주민 2명의 유족들이, 12월에는 1970~80년대 이 회사에 근무한 뒤 석면폐증에 걸린 피해자 12명과 폐암으로 숨진 노동자 3명의 유족들이 잇따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전국석면피해자가족협회는 “1969~82년 제일화학에서 근무했던 노동자 180명 가운데 29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19명이 석면 관련 사망자로 확인됐다”며 “이는 지금까지 파악된 숫자일 뿐 전체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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