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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상한제 피하려 무리수 재개발 ‘소송대란’

등록 2009-01-13 22:29

 지난해 10월 재개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던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철거 반대 펼침막이 걸린 비탈길을 한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 곳의 조합원들은 “조합이 추가 부담금 등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관리처분 인가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지난해 10월 재개발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던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철거 반대 펼침막이 걸린 비탈길을 한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 곳의 조합원들은 “조합이 추가 부담금 등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관리처분 인가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전농7구역도 조합원 추가부담금 안알려줘 ‘인가 취소’
서울 40곳중 20여곳서 송사…“감독관청 관리 소홀탓”
조합원에게 부담금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재개발 사업에 잇단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말 동대문구 전농 제7구역재개발지역 비상대책위원회 6명이 조합과 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조합원의 부담금이 늘어났는데도 조합이 총회를 다시 열어 알리지 않고 구청이 이를 인가한 것은 위법하다”며 “재결의 절차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하더라고 취소가 공공의 복리를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관리처분 인가 취소 판결을 내렸다.

관리처분 인가는 재개발 사업의 거의 마지막 단계로 기존 재산의 가치를 확정하고 이주·철거를 조합이 구청으로부터 허가받는 절차다. 동대문구청 쪽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은평구 응암7구역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조합이 감정평가액과 부담금 규모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은 의결권 침해”라며 인가취소 판결을 내렸다.

가재울 4구역·응암8·9구역도 관리처분 인가 취소소송을 내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가재울 강성윤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헌 집 내놓으면 새 집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도장 찍어준 사람 많은데 총회 하루 전날 거의 가구당 1억~1억5천만원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돼 하루 만에 1300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인가가 나버렸다”고 말했다. 응암7구역 최성균 위원장은 “내 집이 얼마의 가치로 평가됐는지는 알려주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조합이 그런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리처분 인가 취소소송이 잇따르는 까닭은 2007년 11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고 재개발 조합들이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탓이 크다.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그해 9·10월 두 달 동안 전국에서 100건 넘게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며 “무리하게 서류를 내도 인가를 내준 지자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재개발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인가를 받은 서울시내 40곳 재개발 구역 가운데 20여 곳이 송사에 휘말렸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가 나빠져 조합원들이 부담금을 내기 버거워지고 재개발이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면서 조합원들끼리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환하게 된 것도 이런 권리 지키기 소송이 늘어나는 데 한몫을 했다. 지난해 말에는 20여곳 조합원들이 뭉쳐 ‘뉴타운·재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뉴타운 재개발지구 비대위대표 연합회’를 만들기도 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부장은 “예전에는 개발이익을 보고 절차상의 하자를 묵인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이 커지면서 꼼꼼하게 따져보는 상황”이라며 “조합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허가 단계별로 구청이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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