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사료용 재배 확대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선바위다리 맞은 편의 한 논이 13일 현재 푸른색의 청보리로 뒤덮여 있다. 2.5㏊ 면적의 논에서 자라고 있는 이 청보리는 범서작목반이 지난해 10월 울주군에서 제공한 씨앗 400㎏을 뿌린 것으로, 현재 3~4㎝ 가량 자랐다.
군이 지난해 10월 이 논에 청보리를 파종한 것은 사료 값이 크게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한우농가를 돕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현재 군에서 사육되고 있는 한우 2만8500마리를 키우는데 필요한 사료는 연간 7만3000t에 이르지만 자체 생산량은 2만5000t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4만8000t은 외지에서 사들이거나 외국에서 수입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사료 값이 폭등해 한우농가들의 시름은 컸다.
이에 군은 겨울철에 놀리고 있는 유휴농지에 청보리를 심어 한우농가에 싸게 공급하기로 했다. 먼저 삼동면 대암댐 상류지역 홍수조절용 유휴농지 13㏊와 선바위교 맞은편 유휴농지 2.5㏊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청보리 파종을 희망한 삼남농협과 범서작목반이 지난해 10월 각각 대암댐 상류의 유휴농지와 선바위교 맞은편 유휴농지에 청보리를 파종했다.
축산농가들의 반응이 좋자 군은 겨울철 청보리 재배면적을 3000㏊로 늘려 지역 한우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사료를 100% 공급하기로 했다. 3000㏊는 군의 전체 논 면적의 65%를 차지하는데 군은 유휴부지 3000㏊에 청보리를 심으면 23억원의 사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군은 14일 군청 회의실에서 지역 농·축협조합장과 이장협의회장, 생산자단체장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청보리 재배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신장열 군수는 지난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에 참석해 “겨울철 유휴농지에 청보리를 심으면 축산농가의 사료 값 절감과 함께 1㏊당 한명씩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며 “사료 재배용 농기구 구입비 5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개별 농가에 대한 지원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료 생산자들을 영농법인화하는 방안을 통해 예산 지원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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