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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굼실굼실’ 몸짓에 심·신 하나로

등록 2009-01-15 20:41

택견 보급에 힘쓰는 김석환 관장이 자신의 전수관에 내걸린,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마을에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을에 나쁜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글귀 앞에 서있다. 택견전수관 ‘하늘 땅 우리몸짓’ 제공
택견 보급에 힘쓰는 김석환 관장이 자신의 전수관에 내걸린,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마을에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을에 나쁜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글귀 앞에 서있다. 택견전수관 ‘하늘 땅 우리몸짓’ 제공
정읍서 민족무예 택견 보급하는 김석환씨
93년 첫발…정읍에 첫 전수관 열어
시범단 운영…“생활체육으로 그만”

“택견은 우리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해주는 운동입니다. 민족정신과 전통사상에 바탕을 둔 택견은 그 부드러운 몸짓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적합해 생활체육으로 가치가 높습니다.”

전북 정읍에서 ‘하늘 땅 우리몸짓’이라는 택견전수관을 운영하며 택견 보급에 힘쓰는 김석환(40) 관장의 택견 예찬론이다. 전수관 이름 ‘하늘 땅 우리몸짓’은 하늘·땅·사람이 하나로 조화롭게 살아가야 함을 뜻한다. 그는 최근 정읍시 생활체육 택견협의회 제4대 회장으로 뽑혔다.

택견은 민족무예이고 민속놀이이다. 품(品)밟기라는 기본 발놀림에 ‘이크 에크’라는 추임새에 맞춰 부드러운 몸짓을 구사한다. 독특한 리듬으로 다리걸기, 발차기, 던지기 등으로 공격한다. 택견은 우리나라 중요 무형문화재 제76호로 등록돼 있다. 조선시대 말기에 ‘임호’라는 택견꾼으로부터 택견을 배운 사람들 중에서, 고 송덕기옹이 현대택견의 뿌리이다.

택견 4단의 김 관장은 우슈(3단)와 쿵후(5단)를 했는데, 1993년 우연히 택견을 알게 됐다. 98년에 고향인 정읍의 동이학교에서 여는 택견강좌에서 박성호씨로부터 지금까지 몰랐던 몸짓을 깨우치게 됐다. 그동안 궁금했던 우리 무예의 뿌리를 밝혀낼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이다.

그가 깨우친 택견 몸짓은 “활의 원리와 같다”고 했다. 활을 쏘려면 시위를 당기는 것처럼, 몸도 구부렸다가 튕겨지도록 한다는 이치다. 몸이 풀리고 얼러져서 기운이 한 데 모이면, 자연스럽게 손과 발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견의 유연한 몸짓인 굼실굼실, 능청능청, 우쭐우쭐, 으쓱으쓱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96년 택견의 불모지였던 정읍에 처음으로 전수관을 열었다. 우리 몸짓의 원형을 밝혀내는 작업을 위해 ‘아리랑택견연구회’도 만들었다. 지금도 어린이 15명과 사범 5명 등 20명으로 구성된 택견시범단 ‘삼족오’를 이끌고 전국의 행사에서 시연을 하며 택견 홍보에 힘쓰고 있다.


그는 또 시민을 위해 자연건강법도 강의하고 있다. 자연건강법은 “내몸은 내가 살린다는 것이고, 몸이 나빠지기 전에 미리 몸을 지키는 일종의 예방의학”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몸은 자연치유력이 있는데, 몸에서 기가 잘 흐르면 자연치유력이 제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연료가 잘 공급돼야 충분히 출력을 내는 것과 같다. 따라서 기의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건강하다고 했다.

그는 “택견을 배우는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을 지도자로 생각하고 가르친다”며 “이들이 커서 세계무대로 나가 우리나라 고유의 무예와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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