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퀴·칙칙? 편견을 버려! 값싸고 소음걱정 없고
최신식 운동기구 갖춰
반상회도 여기서 할까? 11일 오후 4시 서울시 노원구 상계8동 주공아파트 16단지 ‘지하 체력단련장’. 10명 안팎의 주부들이 땀을 흘리며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130여평 규모의 이 곳은 러닝머신, 사이클 등 각종 운동 기구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러닝머신마다 20인치 텔레비전을 설치해, 텔레비전을 보며 운동의 지루함을 잊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지하실의 퀴퀴한 냄새도 나지 않았고, 칙칙한 분위기도 아니었다. 인테리어는 고급 자재를 활용했으며, 최신식 운동기구도 일반 헬스클럽에 견줘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문을 열기 전까지, 이 곳은 아파트관리소 지하 보일러실로 방치됐다. 보일러실이 헬스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은, 중앙난방이 지역난방으로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주부 주은주(44)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이 곳에 내려와 운동을 하는데 음침했던 지하실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이 헬스장에 다니고 있는 조명한(71) 할머니는 “지난 2002년에 팔을 다쳤는데 여기서 여러 운동기구로 운동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정욱 관장은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몸을 푼 뒤 하체운동을 하고, 다음으로 상체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아파트 지하실을 뜯어고친 헬스장은 지난해부터 노원구 일대에서 일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현재 이러한 헬스장이 상계동 주공 1·6·7·9·10·12·16단지 등 9곳, 중계동 지역에도 들어섰다. 헬스장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공개모집으로 시공업체를 선정하면 업체는 헬스장 이용료를 받는 조건으로 인테리어와 운동기구를 갖춰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아파트 주민은 저렴한 가격으로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고, 업체는 가격을 낮추는 대신 10년 단위로 장기간 계약을 할 수 있다. 비용은 3개월 6만원이다. 일반 헬스장에 견줘 절반 이하의 가격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집에서도 가깝다. 상계 9단지 관리사무소 지하 헬스장에서 만난 가정주부 정영례(37)씨는 “지하실 헬스장은 주부들한테 ‘인기 짱’이라며 “가격도 싸고 시설도 좋은 주민 편익시설이어서 아줌마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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