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여 가산점·도덕수업 인권 강의’ 이유
교사들 “학교운영 둘러싼 대립…보복 징계”
교사들 “학교운영 둘러싼 대립…보복 징계”
대구의 유일한 대안학교인 달구벌고교가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도덕수업을 교과서로 하지 않고 인권 관련 강의로 대신 한 교사 2명을 해직시키자 학부모와 학생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12월24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신동혁(34·국어)교사를 파면하고, 윤상욱(38·도덕) 교사를 해임했다. 징계위는 “신 교사가 지난해 8월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 30여 명에게 자신이 맡고 있는 독서과목의 성적에 가산점을 주는 등 여러 차례 학교장의 지시를 어겨 품위를 손상했다”고 밝혔다. 또“윤 교사는 도덕수업 때 학교장의 지시를 여러 차례 어기고 교과서를 사용하는 대신 2007년 한 해 동안 ‘인권과 소수자의 배려’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신 교사는 “촛불문화제의 옳고 그름을 떠나 미국산 쇠고기를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를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조사하라는 취지였으며, 부적절한 성적 조작은 결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교사도 “인권 관련 강의가 결코 교과 목표를 무시한 주제가 아니며, 이 과정에서 학교장의 지시를 어긴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두 교사는 “학교 문을 연지 4년 여 동안 재단 이사장이 애초 설립 목표와 동떨어진 학교 운영을 하는 바람에 계속 의견 대립을 해온 것에 대한 보복 징계”라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 이사장인 남효덕 영남대 교수는 “두 교사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했으며, 여러 차례 학교장의 지시를 어겨 징계위에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 20여 명은 17일 학교에서 긴급 모임을 열어 학교 쪽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비상대책위원장 백창욱 목사는 “징계 내용과 해당 교사들의 주장이 서로 상반돼 먼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대응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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