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동주민자치센터와 동 직능단체 등이 설 연휴를 앞두고 청주·청원 통합 펼침막을 걸었지만 주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청주시장 “올해가 마지막 기회”…복지혜택 등 발표
청원군수 “선거운동” 시큰둥…‘시민들 주도로’ 여론
청원군수 “선거운동” 시큰둥…‘시민들 주도로’ 여론
청주·청원 통합 논란으로 지역이 다시 시끄럽다.
특히 청주시와 주변 단체 등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데다, 남상우 청주시장의 통합 시장 출마 등 기득권 고수 논란이 일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역 갈등과 마찰의 뿌리가 되고 있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지난 6일 새해 시정브리핑에서 “올해가 청주·청원 통합의 마지막 기회”라며 “민간이 주도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행·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 시장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은 남 시장이 선봉에 선 데다 청주시와 그 주변 단체 등이 통합 일선에 나서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는 통합 뒤 청원군의 복지 혜택 시책을 발표하는 등 통합 여론 조성에 적극적이다. 남 시장은 지난 19일 “청원군 출신 공무원들은 설연휴기간에 고향에 가서 통합 당위성을 설명하라”고 하는 등 공무원 역할론까지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청주시 통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바르게 살기 위원회 등 직능단체 등은 설 연휴를 앞두고 마을 곳곳에 청주·청원 통합 찬성 펼침막을 거는 등 청주시의 공직사회와 그 주변은 통합에 입과 발을 맞춰가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 반대로 통합을 무산시킨 청원군은 남 시장 등 청주시의 통합 구애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김재욱 청원군수는 지난 22일 “청주시의 통합 추진은 남 시장의 선거운동”이라며 “진정성이 결여된 통합 논의는 듣지도, 말하지도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시·군 통합은 자치단체장이 합의를 하고 주민들이 자율적인 토론과 협의로 이뤄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남 시장이 불출마 선언 등 기득권을 버려야 두 지역이 협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석 서원대 교수는 “관 주도의 통합 시도는 행정의 신뢰성이 빈약한 현실에서 주민 반발에 봉착할 수 있어 순수한 시민운동으로서의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며 “청주시는 단체장을 포함해 기득권을 양보하는 등 희생적 양보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1994년과 2005년 통합을 추진했으나 두 차례 모두 주민투표 끝에 청원군의 반대로 무산됐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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