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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국서 학부모 되기 쉽지 않네요”

등록 2009-02-02 21:30

청주 다문화가정 주부들 모여서 검정고시 준비
결혼과 함께 몽골에서 건너와 한국생활 11년째인 제제그수렌(37·청주시 영운동·한국이름 김묘선)씨는 요즘 아들 유태규(7)군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가 두렵다.

어린이집 등을 거쳐 한글을 깨친 태규가 동화책을 읽거나, 수학 공부를 하다가 ‘따발총 질문’을 해 대지만 속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몽골에서 대학까지 나왔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불쑥불쑥 던지는 질문의 절반 이상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쩔쩔매는데 내년 학교에 들어가서 쏟아낼 질문 보따리는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

1998년 10월 일본에서 건너와 새 학기에 3~4학년이 될 한동희(11)·한동현(10)양 등 두 딸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가타야마 기쿠코(40)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다가 간혹 물어보지만 답이 안 나오니까 요즘은 아예 질문을 하지 않는 형편”이라며 “한국 학교생활과 교과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엄마로서 미안하고,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둘은 3일 오전 10시 문을 여는 다문화 가정 학부모 검정고시(중입·고입)합격반에 등록했다. 검정고시반에는 이들을 포함해 러시아·필리핀·베트남 등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 20명이 함께 공부하기로 했다.

검정고시 합격반은 청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충북이주인권센터 등이 여성 결혼 이민자들에게 국내 학력 취득 기회를 주고, 자녀 교육에도 도움을 주려고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5월께 있을 검정고시에 대비해 매주 화·수·금요일에 4시간씩 국어·수학 등 6과목을 무료로 가르칠 예정이다.

강현옥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간사는 “검정고시반 개설은 이주 여성들의 자아실현은 물론 자녀의 학습지원 능력을 키우고, 학교와 소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육청 등의 도움을 받아 충주·영동·보은·진천 등의 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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