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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뮤지컬 한달 여정, 메마른 울산 적셔라

등록 2009-02-05 23:15

〈빨래〉
〈빨래〉
한 작품 장기공연 나선 울산 현대 예술관
작품 ·흥행성 인정받은 ‘빨래’로 새 이정표 도전
대관 어렵고 관람객 저변 얕아 성공 사례 없어

현대예술관 소극장이 공업도시 울산에서 처음으로 장기공연에 도전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울산은 200석 이상의 소공연장이 세 곳뿐이고 대공연장도 두 곳뿐이어서 공연장을 장기간 대관하기 힘든데다, 다른 대도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관람객들의 저변이 얕아 한 작품이 같은 장소에서 한 달 이상 장기 공연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예술관이 지난 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월요일을 빼고 날마다 소공연장(212석) 무대에 뮤지컬 <빨래>(사진)를 올린다. 자칫 무모한 장기공연에 나섰다가 관객이 너무 적어 실패하면 1998년 개관한 뒤 최고의 작품을 올리며 지역 변방의 예술관을 전국 유명 예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현대예술관이 그동안 쏟은 노력에 오점이 될 수 있지만 실무자들은 지역의 공연문화 수준을 한 단계 더 올려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6월 개관한 소공연장을 운영하면서 얻은 자신감은 장기공연 강행의 밑거름이 됐다.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등 길게는 약 20일 동안 공연이 계속된 작품을 포함해 지난 8개월여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이 80%를 넘긴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를 줬다.

윤은숙 현대예술관 홍보담당은 “장기공연 성공은 울산의 문화계가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회당 적어도 전체 객석의 70~80% 이상의 관객을 유치시켜 장기공연 성공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워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빨래>의 공연 기간이 1월 공연 비수기를 지나 졸업과 입학시즌과 맞물린 것도 호재다. 공연 기간 티켓 창구에서 학생증을 제시하면 졸업생과 입학생에게 관람료의 10%를 깎아 주고 이달 12~14일 열리는 대공연장 뮤지컬 <싱글즈>와 함께 구매하면 20%까지 관람료를 깎아 주고 나선 것은 이 기간 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빨래>의 작품성과 흥행성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서울의 달동네에 사는 나영과 옆집 사는 이주노동자 솔롱고의 팍팍한 일상 속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이들 이웃들이 척박하게 던져진 삶을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빨래>는 2005년 국립극장에서 2주간의 공연만으로 한국 뮤지컬 대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극본상과 작사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도 관객들의 꾸준한 입소문을 바탕으로 서울에서만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유지했다.

울산의 소극장 ‘품’ 대표 유미희씨는 “지역공연계에선 한 달 이상의 장기공연을 하는 게 꿈이지만 장소를 빌리기가 쉽지 않고 관객을 꾸준히 확보하기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에서 만든 작품이 아니라 외부 유명 작품을 초청했다는 한계는 있지만 장기공연에 성공한다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052)235-2100.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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