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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광화문 광장, 시민 뒷전 ‘동상 광장’ 될라

등록 2009-02-09 22:20

서울시, 이순신 외 세종대왕 동상 설립 확정
정도전·이승만 등도 설치 주장…시 ‘불허 방침’
수백년 동안 과거 권력의 공간이었다가 오는 7월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 날 광화문 광장에 어떤 동상을 설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외에는 어떤 동상도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학회나 단체들에서는 자신들의 중시하는 인물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움’을 원칙으로 하는 광장에 동상을 자꾸 세우려는 것은 광장 조성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까지 설치가 확정된 동상은 기존의 이순신 동상 외에 지난 2년여 동안 논란을 벌인 끝에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에 좌상으로 설치하기로 한 세종대왕 동상뿐이다.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두 동상의 방향도 둘 다 남쪽을 바라보는 것으로 정리했다. 조선 시대엔 왕이 남쪽을 보고 신하가 북쪽을 보는 것이 법도지만, 두 동상의 거리가 멀어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서울시의 해명이었다.

그러나 이 두 동상 외에도 다른 동상을 세우자는 의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원명 서울여대 교수와 이노근 노원구청장 등으로 이뤄진 서울문화사학회는 조선의 설계자인 정도전의 동상을 함께 세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세종대왕 앞에서 이순신 장군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법도에 맞지 않으니 세종대왕 동상을 가운데 세우고 무신과 문신의 대표격인 이순신 동상과 정도전 동상을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마주 바라보게 세우자”고 제안했다.

또 안중근의사 숭모회에서는 2006년 1월 중국 하얼빈역과 가까운 곳에 설치됐다가 “거리에 외국인 동상 건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근처 백화점 안으로 옮겨진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의거 100주년을 맞는 올해 광화문으로 옮겨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일부 우익단체는 독재와 4·19 혁명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쫓겨난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용심 균형발전본부 1축정비팀장은 “안중근 동상과 이승만 동상은 검토해본 바가 없지만 정도전 동상에 대해서는 검토해본 적이 있다”면서도 “광화문 광장의 기본 방향은 ‘비움’인만큼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외의 시설물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위원인 김정동 목원대 교수도 “광장은 비어있는 공간이 돼야 하는데 자꾸 무엇인가를 들여놓으려고 한다면 광장이 될 수 없다”며 “이는 세종로의 전신인 육조거리의 성격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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