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 이 한장] 일상 속 특별한 풍경
지난해 여름 ‘매그넘 코리아’ 전시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과 맞닥뜨린 한국 관객들의 첫 반응은 심드렁했다.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너무 평범하다. 이런 사진이라면 나도 찍을 수 있겠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선 그동안 과도한 후보정으로 비현실적인 색감을 내는 소위 ‘쨍한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지배적이었는데 매그넘의 사진은 달랐기 때문이다. 조미료에 길든 입맛이 거친 음식으로 돌아오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개막 1주일 만에 관객 1만 명을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좋은 사진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것이란 쉬운 진리를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아리 그뤼에르가 서울 한강변에서 찍은 이 사진도 언뜻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이십년 넘게 세계의 바다와 강변에서 현실과 비현실,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의 대비를 테마로 추구해온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인 사진이란 것을 알고 나면 더는 진부하지 않다. 그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을 찍어내고 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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