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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삽 뜬 판교새도시 장묘시설 성남시 “인수·관리 못하겠다”

등록 2009-02-10 23:28

판교 자연장묘 시설 조성현장
판교 자연장묘 시설 조성현장
“장묘시설 충분” 주장…주공 “반대 있어도 강행”
대한주택공사가 국토부 지침에 따라 판교 새도시 안에 장묘시설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나, 이 시설 조성을 반대하는 성남시가 장묘시설 인수·관리를 거부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주택공사는 오는 5월 말까지 동판교 지역 10호 근린공원 안 1만6천여㎡의 터에 봉안시설 및 자연장 시설을 만들기로 하고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자연장은 유골함을 잔디 또는 나무 밑에 묻거나 유골(뼛가루)을 뿌리는 것인데, 이곳엔 유골 3200기를 수용할 계획이다. 주공은 오는 3월 말까지 사실상 공사를 끝내고 이를 성남시에 넘겨 관리를 맡기는 방안을 시와 협의할 방침이다. 이는 판교 개발 당시 만들어진 국토부의 ‘지속 가능한 신도시 계획 기준’에 따른 것이다. 개발되는 새도시 안에는 하수·쓰레기 처리시설을 비롯해 장묘(납골)시설 등 자족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침이다.

그러나 성남시는 “이미 1만7천기 수용 규모의 납골당과 화장장을 갖추고 있는데다, 5만기를 안치할 수 있는 추모시설이 추가로 건립 중이어서 더 이상의 장묘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며 판교 장묘시설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또한, 판교 입주 예정자들도 “판교 분양 전인 2006년 4월 경기도가 판교 장묘시설(메모리얼파크) 유치 포기서를 정부에 제출해 백지화된 것으로 알고 분양받게 됐다”며 공사현장에 몰려가 집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판교 장묘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 박종창 보건환경국장은 10일 “주공이 시와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장묘시설을 만들더라도 시는 이를 인수하거나 관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그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시설을 지어 억지로 떠넘기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덧붙였다. 시가 인수와 관리를 거부하게 되면 이 시설의 활용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주공 신도시사업처 황영호 차장은 “장묘시설은 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정해진 것이고 판교 주택 분양 팸플릿에도 위치가 표시돼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것”이라며 “정부의 신도시 기획 기준을 맞추고 올바른 장묘 문화 정착을 위해 반대가 있더라도 장묘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판교 개발 발표 직후 이 터를 당시 건교부로부터 무상으로 받아 지하에 5만기 수용 규모의 봉안시설(판교 메모리얼파크)을 만들려 했으나, 법제처는 ‘납골시설은 공동시설이 아니어서 무상 제공은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사업이 백지화됐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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