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굿둑 약도
“바닷물 흐르게 해 수질개선”…“농업·공업용수 사용 못해”
전북과 충남 사이에 흐르는 금강에 세워진 하굿둑을 충남 쪽에서 생태환경을 위해 해수유통을 시키자고 주장해 전북이 발끈하고 나섰다.
충남도는 16일 “4대강 살리기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충남 서천군이 금강하굿둑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해 왔다”며 “지난 2월 초 국토해양부에 개선방안 마련을 건의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또 “사실 서천군의 처지에서 보면, 금강의 배수갑문이 군산쪽으로 600~700m 가량만 나있기 때문에 장항 쪽으로는 퇴적물이 쌓이고, 수질이 악화돼 문제가 있다”며 “배수갑문을 장항 쪽으로 더 설치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천군 한 관계자는 “시화호를 해수유통 시킨 것처럼,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배수갑문 개방 등 해수유통 방안을 제안한 것 뿐인데, 일부 언론이 방조제 200m 구간을 철거하자는 주장으로까지 앞서 나가 보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강승구 전북도 농수산식품국장은 이날 “금강호는 전북과 협의해야 하는 광역수자원인 만큼 일방적으로 해수를 유통하려는 조처는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며 “사전 협의 및 대안도 없이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동신 전북 군산시장은 “금강 수질을 개선하자는 서천군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하굿둑은 농업·공업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방조제 철거로 바닷물이 유입되면 담수호 기능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군산시는 “농업·공업용수 취수시설이 하굿둑서 상류 쪽으로 2㎞ 지점에 몰려 있어 바닷물이 유입되면 농·공업용으로 활용할 수 없고, 앞으로 4~5년 뒤면 공업용수 수요가 지금보다 6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굿둑 관리를 맡는 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은 “충남 쪽으로부터 관련 공식문서를 받지 못했다”며 “금강 용수사업이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해수유통을 시키자는 주장은 그동안의 노력을 무효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하굿둑은 1990년 길이 1841m, 배수관문 20곳 규모로 완공했다. 금강 주변의 홍수를 조절하고 전북과 충남 일대에 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한다. 전북은 지난해 2억900만t을 사용해 충남보다 사용량이 훨씬 많다. 농어촌공사는 주변시설 공사를 다 끝내면 연간 3억6500만t을 이용할 계획이다.
박임근 손규성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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