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1년 율곡로 600m가 지하로 들어가고 그 위의 창덕궁·창경궁과 종묘가 서로 연결된다. 위쪽이 복원 전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 원형 복원키로
일제가 도로로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다시 연결된다.
서울시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서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모두 481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10월 착공해 2011년 완공하기로 했다. 창경궁과 종묘는 조선 때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맞닿아 있었으나, 1931년 조선총독부가 두 곳 사이의 담을 없애고 길을 놓았다. 풍수지리상 북한산~창덕궁·창경궁~종묘로 이어지는 북한산의 맥을 끊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길이 율곡로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66년의 일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인 율곡 이이의 호에서 딴 이름으로 이 길이 율곡이 살았던 종로구 관훈동을 지나기 때문이었다.
이번 ‘창경궁~종묘 녹지구간 복원 사업’으로 두 공간이 연결되는 곳은 율곡로 가운데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 네거리에 이르는 약 600m 구간이다. 창경궁과 종묘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두 곳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덮여 지하화하고, 지상에 7800㎡에 이르는 녹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또 기존 4차로인 율곡로를 6차로로 넓혀 도심 교통난도 함께 해소할 방침이다. 현재 이곳의 오후 시간대 자동차 통행 속도는 시속 20㎞ 이하로 정체가 심하다.
김상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창경궁과 종묘 사이가 서로 연결되면, 북한산~창경궁·창덕궁~종묘를 연결하는 녹지와 종로 건너편 세운상가 녹지, 퇴계로 건너 한옥마을~남산 녹지가 형성된다”며 “이번 사업이 서울 시내에 녹지를 되살리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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