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으로 시작하는 국민가곡 <보리밭> 노래비가 부산 자갈치시장에 들어선다.
부산 중구청은 6·25전쟁 와중에 피난처인 부산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태동한 박화목(1924~2005) 작사, 윤용하(1922~1965) 작곡의 대표적인 국민가곡 <보리밭> 기념 노래비를 자갈치시장 친수공간에 세우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노래비에는 <보리밭> 악보 원본과 이 노래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작곡가 윤용하 선생의 생애 등에 관한 기록이 새겨질 예정이다.
중구청은 최근 음악 및 향토역사문화 전문가 등이 모인 가운데 노래비 문안과 서체, 디자인 등에 대한 자문회의를 열어, 서체는 부산 서예비엔날레 박후상 이사장에게 맡기고, 가사는 박화목 시인의 저서 <보리밭 사잇길로(윤용하 일대기)>에 실린 원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중구청은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에서 제작비 1000만원을 지원 받아 4월말까지 노래비 제작을 마치고 5월께 제막식을 하기로 했다.
<보리밭>은 윤용하 선생이 1951년 종군작곡가로 활동할 당시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박화목 시인과 술을 마시다 살벌한 전쟁의 와중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정서를 함양해 주는 후세에 남을 가곡을 만들자는 데 뜻을 함께해 탄생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는 1953년 발표 당시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1970년대 음악 교과서에 실리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었으며, 시가 지닌 소박한 서정성과 서민적인 가락 때문에 오늘날까지 널리 애창되고 있는 국민가곡이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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