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면 일대 폐질환에 농작물 판로 끊겨…정밀조사 등 시급
석면 검출 파문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주민들의 시름이 늘고 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최예용 부소장은 19일 “지난 6~7일과 12일 2차례에 걸친 제천시 수산면 일대 8곳에서 채취한 사료에서 석면이 검출된 데 이어 석면 질환 검사를 받은 주면 5명 가운데 2명이 석면 관련 질환이 발견됐다”며 “석면 광산에서 3㎞ 떨어진 곳, 학교 옥상 등에서도 검출되는 등 광범위하게 석면에 노출돼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 부소장은 “70대인 두 주민은 석면 섬유가 폐에 쌓이면서 생기는 석면폐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질환과 연관성 등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는 석면 피해 대책지원단(단장 김광중 부시장) 아래 수질·환경·산림·주민건강·지역안정 등 7개 대책반을 꾸려 석면 광산 현황 파악과 석면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섰다.
지원단은 수산면과 수산보건지소에 ‘석면 광산 피해 신고소’를 설치하고 석면 광산 주변 모든 주민의 건강검진, 광산 주변 지하수·간이 상수도 수질 검사 등에 나서기로 했다.
석면 파동으로 수산면은 청정 마을 이미지에 금이 가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천시 수산면은 충북도내 최고령자인 문금씨(115)할머니가 사는 등 전체 주민 2121명 가운데 91~100살이 7명, 81~90살이 94명, 65살 이상 노인이 717명(34%)에 이르는 등 충북에서 손꼽히는 장수·청정 마을이다.
수산면 전곡리 표영연 이장은 “느닷없고, 일방적인 조사와 보도 때문에 주민은 불안하고, 농산물 판로는 끊기고, 땅값이 떨어지는 등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며 “정확한 조사·발표와 정부의 적절한 대책과 조처가 뒤따르지 않으면 자칫 죽은 마을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종인 시 환경과장은 “환경부 등 전문기관에 맡겨 정밀 토양 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석면 검출 결과에 따라 토양 복원, 주민 생활 안정 등의 대책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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