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폐철길 따라 테마공원 만든다
성북역~갈매역 6.3㎞…너비 20-~80m 규모로
문화·예술공간 조성…기차역은 미술관 등 활용
문화·예술공간 조성…기차역은 미술관 등 활용
내년말부터 폐지되는 서울 동북부 경춘선 옛 기찻길을 따라 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노원구 성북역에서 구리시 갈매역 사이의 경춘선 6.3㎞ 구간에 너비 20~80m, 넓이 22만7000㎡ 규모의 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원은 성북역에서 신공덕역, 화랑대역을 거쳐 기차가 지나다니던 길을 따라 펼쳐진다. 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중랑구 망우역에서 갈매역 사이에 복선이 새로 깔리면서 내년 12월 폐선되는 곳이다.
시는 이 구간의 평균 너비가 11m에 불과해 공원을 만들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 기찻길 주변의 녹지를 확보해 공원 너비를 20~80m 정도로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구역 주변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이뤄질 때 공원 쪽으로 공공용지를 내놓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공원이 들어설 공간 주변으로 서울여대, 서울산업대, 육군사관학교 등 대학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도 조성한다. 시는 성북역에서 공릉동 ‘공덕 제2철도 건널목’에 이르는 구간에 각 대학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야외 전시공간을 만들고, ‘공덕 제2철도 건널목’에서 육사삼거리까지는 뉴욕의 소호거리를 본 딴 문화·예술구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육사삼거리에서 서울시와 구리시 경계에 이르는 구간까지는 주변 대학과 연계한 문화활동 공간과 역사·문화 체험 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이들 전 구간의 주요 지점에는 박물관과 전시관, 열차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옛 성북역사와 공덕역사, 화랑대역사에는 각각 테마공원 기념관, 미술관, 철도박물관 등을 세울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원 곳곳에 자전거길,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레일은 대부분 철거할 예정이지만 일부 구간에는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현재 옛 기찻길의 대부분은 한국철도공사 소유며 주변의 일부 녹지만 서울시가 매입한 상태다. 서울시 이용태 조경과장은 “사업비로 총 978억원을 책정했지만 한국철도공사로부터 공원 예정지를 무료로 제공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사업비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공원은 여의도공원(23만㎡)이나 양재시민의 숲(25만9000㎡)과 비슷한 크기지만 기찻길을 따라 길게 조성돼 있어 이를 이용하는 시민은 이들 공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원과 인접한 5개구(노원, 도봉, 중랑, 성북, 강북)의 225만명의 주민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 당선작을 결정한 뒤 내년 말 착공해 2012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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