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사진을 찍는 20~30대 회원들이 전북 군산항의 방파제에서 카메라 앞에 모였다. 사진인닷컴 제공
첫 사진전 여는 광주·전남 동호회 ‘사진인닷컴’
온라인서 80여명 ‘알음알음’…매달 명소 찾아
“잘못 찍어도 지울 수 없는 속성 인생과 닮아” “속도를 다투는 시대에 느린 사진은 독특한 즐거움을 줍니다. 찍을 때 인상을 숙성시킨 뒤 만나기 때문이죠.” 19일 광주·전남지역에서 느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모인 ‘사진인닷컴’(saziin.com) 은 부산하게 돌아갔다. 회원들은 첫 전시회의 개막을 이틀 앞두고 포스터 600장이 만들어져 나오자 뿌듯한 행복감에 젖었다. 몇달 동안 준비를 하느라 쌓였던 피로도 금세 잊고 거리마다 포스터를 붙일 동선을 짜느라 활기와 의욕이 넘쳤다. 사진인닷컴은 오는 21~28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 한해 동안 심혈을 기울여 찍은 국내외 사진 중 60여점을 골라 첫번째 전시회를 연다. 첫 전시회여서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나 ‘느려도 한없이 깊은’ 필름카메라의 장점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회장 정세현(29·프로그래머)씨는 “전국 곳곳의 사진 모임 수백여 곳 중에 필름카메라를 주로 쓰며 느린 사진을 찍는 동호회는 드물다”며 “찍으며 생각한 화면과 실제로 인화된 사진을 시차를 두고 비교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사진인닷컴은 지난해 5월 온라인사진모임인 로커클럽 전남방에서 독립한 취미사진 동호회다. 회원 공모를 통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 이자 ‘사진 속에서 하나가 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사진인(in)’을 이름으로 선정했다. 등록 회원은 80여명, 활동 회원은 20~30명이다. 회원의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이고, 직업은 회사원·교사·의사·한의사·대학생·고교생 등으로 다양하다. 하는 일이 다른 만큼 사진을 대하는 생각과 시각도 천차만별이어서 작품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공부가 된다. 이들은 다달이 둘째 일요일에 영광 법성포, 순창 강천산 등 명소를 찾아 출사를 간다. 지난해 연말에는 전북 태인의 한 농가에서 시린 손가락을 호호 불어가며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을 찍느라 밤을 지새우기는 등 추억을 쌓기도 했다.
필름카메라 4대 번갈아 쓰는 회원 류미선(24·전남대 신방4)씨는 “인터넷을 통해 ‘눈팅’만 하다 실제 모임에 나왔을 때는 어색했지만 사진 철학도 배우고 사회 경험도 쌓을 수 있어 보람있다”며 “잘못 찍으면 지울 수 없는 필름카메라의 속성은 한 번 뿐인 인생이랑 꼭 닮았다”고 소개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잘못 찍어도 지울 수 없는 속성 인생과 닮아” “속도를 다투는 시대에 느린 사진은 독특한 즐거움을 줍니다. 찍을 때 인상을 숙성시킨 뒤 만나기 때문이죠.” 19일 광주·전남지역에서 느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모인 ‘사진인닷컴’(saziin.com) 은 부산하게 돌아갔다. 회원들은 첫 전시회의 개막을 이틀 앞두고 포스터 600장이 만들어져 나오자 뿌듯한 행복감에 젖었다. 몇달 동안 준비를 하느라 쌓였던 피로도 금세 잊고 거리마다 포스터를 붙일 동선을 짜느라 활기와 의욕이 넘쳤다. 사진인닷컴은 오는 21~28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 한해 동안 심혈을 기울여 찍은 국내외 사진 중 60여점을 골라 첫번째 전시회를 연다. 첫 전시회여서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나 ‘느려도 한없이 깊은’ 필름카메라의 장점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회장 정세현(29·프로그래머)씨는 “전국 곳곳의 사진 모임 수백여 곳 중에 필름카메라를 주로 쓰며 느린 사진을 찍는 동호회는 드물다”며 “찍으며 생각한 화면과 실제로 인화된 사진을 시차를 두고 비교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사진인닷컴은 지난해 5월 온라인사진모임인 로커클럽 전남방에서 독립한 취미사진 동호회다. 회원 공모를 통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 이자 ‘사진 속에서 하나가 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사진인(in)’을 이름으로 선정했다. 등록 회원은 80여명, 활동 회원은 20~30명이다. 회원의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이고, 직업은 회사원·교사·의사·한의사·대학생·고교생 등으로 다양하다. 하는 일이 다른 만큼 사진을 대하는 생각과 시각도 천차만별이어서 작품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공부가 된다. 이들은 다달이 둘째 일요일에 영광 법성포, 순창 강천산 등 명소를 찾아 출사를 간다. 지난해 연말에는 전북 태인의 한 농가에서 시린 손가락을 호호 불어가며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을 찍느라 밤을 지새우기는 등 추억을 쌓기도 했다.
필름카메라 4대 번갈아 쓰는 회원 류미선(24·전남대 신방4)씨는 “인터넷을 통해 ‘눈팅’만 하다 실제 모임에 나왔을 때는 어색했지만 사진 철학도 배우고 사회 경험도 쌓을 수 있어 보람있다”며 “잘못 찍으면 지울 수 없는 필름카메라의 속성은 한 번 뿐인 인생이랑 꼭 닮았다”고 소개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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