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조사단이 12일 충북 제천시 수산면 석면 광산 일대에서 석면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제공.
2차 조사서 7곳 트레몰라이트 등 오염 확인
운동장 등 일부만 출입금지…차단조처 필요
운동장 등 일부만 출입금지…차단조처 필요
석면 실태조사에서 충북 제천시 수산지역에서 석면이 잇따라 검출됐지만 확산 방지 조처 등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고 있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이 24일 낸 제천시 석면광산 일대 2차 조사 보고서를 보면 제천 ㅅ초 운동장·옥상과 수산면 채석장·길 등에서 뽑은 12개 시료 가운데 7곳(58%)에서 트레몰라이트 등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 트레몰라이트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2차 조사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등 조사단 8명이 참여했으며, 석면분석 전문기관인 이사 석면 분석연구소가 전자현미경 등으로 성분을 분석했다.
석면추방네트워크 최예용 부소장은 “1차 조사 때는 과거 석면 광산이 있던 마을 주변에서 석면 성분이 나왔지만 2차 조사 때는 학교 운동장 1~15㎝ 땅속(표층)에서도 석면 성분이 나왔다”며 “이곳이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석면에 노출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 부소장은 “마을과 학교 운동장 등은 석면 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거나 인위적인 이동 등으로 오염됐을 것”이라며 “석면 성분이 나온 학교와 채석장 등은 곧바로 오염원 차단 조처를 하고, 오염원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치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운동장·옥상·조경 정원 등 곳곳에서 석면이 나온 학교는 운동장 가운데 일부(농구장 부근)를 비닐로 덮고 끈으로 망을 쳐 출입 금지를 알리는 데 그치고 있다.
이 학교 교감은 “옥상·정원까지 비닐로 덮을 수 없고, 무조건 학교 출입을 막을 수도 없어 우선 일부만 비닐로 덮었다”며 “학생 등의 운동장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교육청·시 등의 조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중 제천시 석면피해대책지원단장(부시장)은 “석면이 검출됐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석면 때문에 마을이 오염되고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청정 마을 이미지를 지켜온 만큼 환경부 등의 추가 조사를 지켜본 뒤 후속 조처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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