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중·고 도서관 실태
225곳 중 96곳 학생들이 관리
사서교사 둔 학교 25곳 불과
학부모 자원봉사에 기대기도
사서교사 둔 학교 25곳 불과
학부모 자원봉사에 기대기도
울산 ㄴ초등학교 도서관에는 1만1500여권의 책이 있지만 책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사서교사가 없다. 이 때문에 40여 명의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또 도서관이 3층에 자리잡고 있어 저학년 학생들이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는 이 학교 교사는 “담임을 맡다 보니 바쁜데다 도서 전문 지식이 없어서 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ㅅ초등학교 학생들은 그나마 ㄴ초등학생들이 부럽다. 학생수가 50학급 1600명을 넘지만 도서관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울산의 초·중·고교의 도서관 사정이 아주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이 이은주 시의원한테 제출한 ‘지난해 6월1일 기준 학교 도서관 현황’ 자료를 보면 지역 전체 초·중·고교 227곳(특수학교 3곳 포함) 가운데 비정규직을 포함해 사서교사가 있는 곳은 25곳(11%)뿐이었다. 특히 도서관 활용이 가장 많은 초등학교 116곳 가운데 사서교사가 있는 곳은 8곳에 그쳤다.
또 사서교사가 없는 202곳(88.9%) 가운데 96곳(47.5%)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한 명도 두지 않고 일부 학생들이 도서관 관리를 맡는 등 사실상 도서관을 내버려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학교 227곳 가운데 도서관이 아예 없거나 도서관은 있어도 비치한 책이 한 권도 없는 학교도 6곳이나 됐다.
도서관 위치도 대부분 학생이 이용하기 어려운 3층 이상에 집중돼 있다. 도서관이 있는 초·중학교 174곳 가운데 1층에 있는 도서관은 34곳(19.5%)뿐이며, 3~5층에 있는 도서관은 무려 65곳(37.3%)이나 됐다. 새로 문을 연 학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2006년 3월~2008년 3월 새로 개교한 27곳 가운데 1층에 도서관이 있는 곳은 4곳에 그쳤지만 3층 이상에 도서관이 있는 학교는 10곳이나 됐다. 새로 개교한 27곳 모두 도서관을 두고 있지만 2곳에는 도서가 없었으며, 사서교사를 두고 있는 학교는 울산과학고 한 곳 뿐이었다.
이은주 시의원은 “시교육청이 도서관 시설설계를 할 때부터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형식으로 지은 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서보조제도를 도입해 사서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도서관에 직원을 두도록 하고 1~2층에 도서관을 설치하도록 지침을 바꿔 적극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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