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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타운하우스, ‘아파트 숲’ 숨통 틔운다

등록 2009-03-08 17:28수정 2009-03-08 22:00

아파트가 전체 주거 형식의 60%에 육박하는 한국에서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주거의 다양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베이타운의 타운하우스 모습.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제공
아파트가 전체 주거 형식의 60%에 육박하는 한국에서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주거의 다양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베이타운의 타운하우스 모습.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제공
재건축 비용 줄이고 경관조화·공동체 활성화 이점
남향설계 한계…고층아파트 선호 인식 걸림돌로
* 타운하우스 : 중저층 공동주택
아파트가 숨막힐 듯 들어선 도심에서 자연 풍광과 공동체가 살아 있던 옛 마을의 모습을 살릴 수 없을까. 서울시가 강북구 수유동 508 일대 6만1274㎡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아파트 일변도의 주택 재건축 모델의 대안 가운데 하나로 힘을 얻고 있다.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널리 보급된 공동주택 모형으로 단독주택 지역 등을 재개발할 때 ‘ㅁ’자나 ‘ㄷ’자 ‘ㄴ’자 모양으로 중저층 공동주택을 짓고, 단지 안쪽에 중앙정원이나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 방식이다. 경로당·유치원 등 마을 공동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 상업시설 등을 주택 1~2층에 배치해 주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생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도심 외곽에 지어지는 값비싼 전원주택형 타운하우스와는 개념이 다르다. 도시형은 노후 단독주택이 들어선 곳에 개발되는데, 주로 5~7층 규모의 중저층 주택으로 지어진다. 이미 은평 뉴타운에는 중앙정원형(중정형) 주택이나 거리형(연도형) 주택이 들어섰다. 다만,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도로나 블록 등 도시 구조를 유지한 채 정비한다는 점에서 일정 지역을 쓸어버리고 새로 도시 구조를 만드는 뉴타운이나 도시 재개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비교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비교
현재 서울은 아파트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 서울시 전체 주택의 4.1%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지난 40년 동안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비율은 56.4%에 달했다. 아파트 공급량도 2003년 이후 매년 전체 주택 공급량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이 사라진 자리에 대부분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이다. 서울시 주택국의 윤호중 재건축팀장은 “서울의 주택 유형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조만간 서울의 경관은 고층아파트로 획일화될 것”이라며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을 정비하는 데 대안적 유형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이성창 도시기반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타운하우스의 장점으로 도시환경과 어울리는 도시경관, 주민 공동체 활성화, 기반시설 활용으로 재개발·재건축 비용 감소, 원주민의 높은 재정착률 등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고층 아파트는 도시 경관을 파괴하고, 폐쇄적인 단지 계획으로 단지 안 주민과 단지 밖 이웃과의 단절을 일으켰다”며 “타운하우스는 도시의 공공공간과 거주공간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재까지 투자 가치가 높은 고층아파트를 선호하는 주민들의 인식이 사업의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 소규모·노후 주택이 밀집한 마포구 망원지구 주민들은 지난 1월 이 지역이 도시형 타운하우스 지구로 지정되자 “중저층이 아닌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또 ‘ㅁ’ ‘ㄷ’ ‘ㄴ’자 모양으로 짓다 보니 주택의 상당수를 한국인이 선호하는 남향으로 짓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에 대해 윤호중 팀장은 “해당 지역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거나 기반시설·복지시설 등 비용을 지원해 사업을 촉진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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