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국가, 장르를 넘어선 세계 걸작영화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세계영화사의 빛나는 유산을 순례하는 특별기획전 ‘월드시네마’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월드시네마는 시네마테크 부산이 2004년부터 해마다 3월에 여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영화인들한테서 끊임없는 찬사를 받아온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1924년에 개봉한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셜록 주니어>에서부터 1998년에 개봉돼 현대 영국영화의 총아로 평가받는 마이클 윈터보텀의 <광끼>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영화팬들을 매료시켜 온 22편을 상영한다. 하워드 혹스, 로베르 브레송, 페데리코 펠리니, 알랭 레네, 막스 오퓔스, 오시마 나기사 등 영화의 만신전에 등재된 거장 감독들의 대표작을 감상하면서 잭 니콜슨, 알랭 들롱, 험프리 보가트, 로버트 드니로 등 추억의 명배우들의 변함없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상영작 가운데는 러시아 무성영화의 전설적 명작으로 옛 소련의 숨은 거장 보리스 바네트의 대표작 <모자 상자를 든 소녀>(1927)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공동 설립자인 조르주 프랑주의 시적 호러의 고전 <얼굴 없는 눈>(1960) 등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영화 2편이 포함됐다.
또 미국 개봉 당시 축약본으로 상영되는 수모를 겪은 5시간12분 분량의 <1900년>(1976) 등 일반영화의 2~3배 러닝타임을 가진 대서사극 2편도 있다. <1900년>은 알프레도와 올모의 얽히고 설킨 삶을 통해 이탈리아 현대사를 꿰뚫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대작으로 이번에 완전판으로 상영된다.
28일과 29일에는 영화평론가인 김영진 명지대 교수가 해설과 특별강연도 한다. 5편을 관람하면 1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쿠폰 이벤트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회원과 학생(대학생 포함)·경로자는 3500원. (051)742-5377.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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