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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역사유산 ‘내일의 관광자산’으로 두둥실

등록 2009-03-12 16:59수정 2009-03-12 17:01

버려진 역사유산 ‘내일의 관광자산’으로 두둥실.  사진 인천시 중구 제공
버려진 역사유산 ‘내일의 관광자산’으로 두둥실. 사진 인천시 중구 제공
[인천이 뛴다] ‘제2 인사동’ 꿈꾸는 인천 개항장
해방전 건축물만 250여개 빼곡
중구 일대 47만㎡ 문화지구 추진
자장면 박물관·해안케이블카 등
월미관광특구 ‘대표 볼거리’ 부상

역사를 담은 거리, 서울에 인사동이 있다면 인천시 중구에는 개항장이 있다. 중구가 한국 근대 문화의 보물창고로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인천 개항장 근대 역사·문화지구 예정지
인천 개항장 근대 역사·문화지구 예정지
중구는 오는 4월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는 개항장 부근 관동, 중앙동, 해안동, 항동, 선린동, 북성동, 송학동 일대 47만1476㎡(약 14만2천평)를 ‘인천개항장 근대 역사·문화 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문화지구로 지정되면 근대 건축물을 보존하고 역사적인 분위기에 맞는 시설물이 들어설 때 세금과 부담금을 깎아줄 계획이다. 유흥업소 등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구는 서울의 인사동, 대학로와 파주의 예술인 마을 헤이리 등 3곳의 사례도 참고해 오는 10월까지 보존·관리 계획을 마무리하고 11월 시에 문화지구 지정을 신청한 뒤 2010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중구 개항장은 1883년 외국에 항구를 연 뒤 한국 근대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공간이다. 외국인 거류지역이 중구 곳곳에 둥지를 틀며 서구 문물이 들어오는 길목 구실을 했다. 일제 강점 뒤 쌀을 보관하고 실어 내가던 수탈의 흔적도 남아 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폐허가 됐지만 전쟁 뒤엔 인천의 산업과 행정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인천시가 몸집을 키워가면서 중심업무 지구로서 기능을 잃고 1980년대 들어 쇠퇴했다.

파란만장한 역사만큼 다양한 근대건축물이 이 지역에 빼곡하다. 제일은행 인천지점, 인천우체국, 답동성당 등은 국가나 시의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2003년 아키플랜 종합건축사사무소가 이 지역 일대를 조사해 낸 자료를 보면, 인천문화원 건물 등 1910년 이전에 세워진 건물이 6동, 1910~1945년 사이 건물은 250동이나 남아 있다. 이 가운데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물은 약 50여동으로 추산됐다. 존스톤 별장과 대불호텔 등 한국 최초의 호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기상 관측소인 인천관측소, 영국영사관 등은 전쟁과 개발 과정에서 사라져 버렸다.

건축물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지역 도로망과 골목길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 최초로 벌어진 격자형 도시계획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1908년부터 인천의 남북을 잇는 홍예문, 120년 역사를 담은 청일조계지 진입 계단, 1884년에 난 중앙동 골목길들이 그 예다.

중구청은 “현재 이 지역은 무분별한 지역개발로 역사성을 많이 잃은데다 빈 점포들이 늘어 생활 환경도 나빠진 상황”이라며 “근대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고 박물관·전시관 등 문화시설을 유치해 지역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는 또 “문화행사를 열어 도시 브랜드와 이미지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는 오는 8월 미술관 아트플랫폼, 하버파크 호텔 등이 들어선다.

중구 개항장 주변 근대 역사·문화 지구 추진 계획은 큰 틀에서 보면, 인천시와 중구가 진행해온 ‘월미 관광특구’ 사업의 한 줄기다. 인천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려고 2001년부터 신포·연안·북성·동인천 일대 300만898㎡에서 벌어지는 이 대형 프로젝트는 얼마나 목표에 도달했을까? 중구는 최근 “모두 111개 사업 가운데 34개를 마무리했고 37개는 추진중이며 40개는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월미 관광특구 사업은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개항장에 역사·문화 거리를 만드는 한편, 월미도 주변은 오락·문화시설, 자연학습장이 어우러진 종합관광지로 꾸미고 차이나타운은 중국 문화 중심지, 신포동은 고급 쇼핑과 재래시장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개발하는 계획 등을 포함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한 도보 관광사업에는 매년 7만5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중구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유학생들과 손잡고 현지 언어와 문화를 알리는 차이나타운 안 ‘중국어 마을’ 사업도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한국이민사 박물관 등 인천의 역사·문화적 특징을 드러내는 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3분의 1 기점을 돌아선 ‘월미 관광특구’ 사업 가운데 올해 눈여겨볼 사업에는 65억원이 들어가는 자장면 박물관 건립이 들어 있다. 시와 중구는 또 월미도~연안부두 사이 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2010년까지 연안부두 해양광장을 정비하며, 신포~월미 상징 보행축을 연결할 계획이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인천시 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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