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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쟁이’ 나선 지자체술 석잔이냐, 뺨 석대냐

등록 2009-03-13 18:25수정 2009-03-13 19:46

지방자치단체가 ‘중매쟁이’로 나섰다. 사진은 지난 1월 문을 연 서울 서초구의 ‘결혼중매 상담코너’.  서초구 제공
지방자치단체가 ‘중매쟁이’로 나섰다. 사진은 지난 1월 문을 연 서울 서초구의 ‘결혼중매 상담코너’. 서초구 제공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라’
서초구 상담코너 운영에
대구시 등 단체미팅 주선
농촌총각들 만남도 꾸준
결혼을 꿈꾸지만 상대가 없다. “좋은 사람 소개해 주겠다”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은 감감무소식이다. 부모, 친척들이 주선하는 맞선자리는 부담스럽고, 결혼정보회사에 기웃거려 보지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이나 하는 가입비가 발목을 잡는다. 그럴 땐 구청이나 시청을 찾아가 보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중매쟁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 1월부터 결혼 적령기를 넘긴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결혼중매 상담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구청 민원실인 ‘오케이 민원센터’에 마련된 상담코너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상담을 거치면 이성과의 만남이 주선된다. 결혼정보회사와 달리 가입비나 소개비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인적 사항이 허위로 나타날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유지된다. 서초구는 “보안유지와 신원확인은 상담코너 운영의 핵심”이라며 “이 두 분야에 최대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결혼중매 상담코너’와 함께 생활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무료 결혼식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구, 경남 진주, 전북 부안, 충남 아산 등의 지방자치단체도 중매에 나서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7월 대구시내 공공기관과 일반기업 50여 곳에 소속된 남녀 3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솔로 탈출, 컬러풀 행복 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당시 대구시는 1차 행사인 단체미팅에 이어 2차 행사인 단체 영화관람 모임을 추진하는 등 참가자들에게 지속적인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대구시 저출산·고령 사회과 이광재 과장은 “대구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저출산의 문제점을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진주시 역시 지난 1월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할 12개 공공기관의 지역 동화 사업으로 올해부터 2012년까지 ‘오작교 결연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는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는 2012년까지 이전기관과 기존의 시청 산하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부의 연을 맺어주기 위해 등산·낚시·독서·영화감상·여행 등 동아리를 만들어 미혼남녀 사이의 만남의 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전북 부안과 정읍, 충남 아산 지역에서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부안군은 지난해부터 군에 1년 넘게 거주한 35살부터 49살까지의 미혼 남성을 대상으로 ‘국제결혼 사업’을 벌여 결혼이 성사되면 1인당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정읍시는 2006년부터 ‘농촌총각 결혼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농장체험, 사랑 만들기’ 행사를 열어 농촌총각과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미혼여성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지자체가 이런 행사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초구 이동우 오케이 민원센터장은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장려 정책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젊은 남녀들의 결혼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지자체는 술 석 잔과 뺨 석 대의 기로에 서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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