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주장…전북도 “타당성 조사 거쳐”
전북도가 추진하는 재해예방 사방사업으로 인해 전북 만경강 상류의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환경단체가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북녹색연합은 23일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지난해 만경강 발원지인 완주군 동상면 밤샘계곡에 길이 200여m의 사방사업과 사방댐 설치를 했다”며 “이 사업으로 계곡 바닥을 완전히 긁어내고, 계곡 옆을 돌과 콘크리트로 쌓는 바람에 도롱뇽을 찾아 볼 수 없는 등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특히 “‘사방사업의 설계·시공 세부기준’에는 계곡 비탈면을 완만하게(높이 대 밑변 비율이 1대 1.3~1.5) 시공해야 하나, 실제로는 거의 수직으로 돌을 쌓아 콘크리트로 마감했다”며 “야생동물 및 수서동물의 이동이 쉽도록 하천근접로 및 생태통로를 설치하는 규정도 따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은 “현장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사업이 취지에 맞지 않게 진행되고 있어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며 “일부만 조사했는데도 생태계 피해가 심각하므로 정책을 바꿔 꼭 필요한 사업만 환경친화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행정에서는 재해 예방, 환경단체는 생태 환경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각이 다른 것 같다”며 “비탈면 기준을 규정에 맞게 시공했고, 전문가와 함께 타당성 조사를 거쳤다”고 밝혔다.
전북도의 사방사업 예산은 2008년 115억원이었으나, 2009년 18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산사태와 토사유출을 막으려고 만드는 사방댐은 2008년 32곳에서 2009년 62곳으로 증가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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