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툭! ‘접시깨는’ 공무원
‘절임배추’ 소득 올리고 남은 소금물 염전 재활용
자전거 도로에 태양광 발전 등 ‘행정 효율화’ 눈길
자전거 도로에 태양광 발전 등 ‘행정 효율화’ 눈길
1998년부터 절임 배추를 전국에 유통시켜 온 괴산군에서는 지난해 804 농가가 절임 배추 403t를 팔아 16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들 농가는 대학찰옥수수 등 특산물을 이미 수확한 밭에서 배추를 길러 소금에 절인 뒤 김장철에 도시 소비자들에게 팔아 짭짤한 가외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430곳의 배추 절임 작업장에서 소금 2415t을 사용하면서 생긴 소금물 322t을 처리하는 것이 늘 골칫거리였다. 소금물을 하수구로 그대로 흘려보내 환경오염 우려까지 낳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농민 등과 머리를 맞댄 군 농업기술센터는 비닐집에 간이 염전을 만들고, 절임 배추 소금물을 증발시켜 재활용 소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만든 재활용 소금은 소금 농도가 27%에 이르는 등 천일염(20~25%)과 별 차이가 없었다. 군농업기술센터 윤홍규씨는 “1·2차 증발 등 14~18일 정도 처리하면 버릴 소금물 322t으로 소금 61t을 생산할 수 있다”며 “이 소금은 학교 테니스장 등에서 재활용하고, 간이 염전은 아이들의 체험 학습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은 30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1회 ‘상상실현 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날 상상실현 사례 발표회에서는 튀는 아이디어로 행정 혁신을 시도하는 이른바 ‘접시 깨는 공무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이날 발표회에서는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 없는 곳에서도 자동 수위관측 장비를 설치하자는 제안(영동군), 자전거 도로 포장면에 태양광 전지 모듈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자는 제안(충북도), 전력 절약과 환경운동 참여 때 포상하자는 제안(진천군) 등도 눈길을 끌었다.
하민철 청주대 교수(행정학과)는 “괴산군 소금물 재처리 제안은 기발하고도 효과적인 행정 혁신 사례”라며 “행정에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효율적이고 예산을 줄이며 일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등의 효과를 낼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