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고척동에 돔구장” 주장
야구인과 야구팬들의 숙원이던 돔구장이 지어질 수 있을까. 지난 24일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이 준우승하면서 돔구장 건설 논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서울 구로구는 30일 “2010년 고척동에 들어설 하프돔 야구장을 온전한 돔구장으로 바꿔 지어달라는 공문을 지난 27일 서울시에 보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고척동에 지하 1층에 지상 4층, 연면적 2만528㎡ 규모의 야구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달 공사에 들어갔다. 건설비 문제로 1·3루석과 외야석 일부 구간만 지붕으로 덮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구로구는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에 구장을 돔으로 짓는 방안을 문의한 결과, 350억~400억원의 추가비용만으로 돔구장 건설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식’이 아니라 일본 도쿄돔처럼 경기장 안과 밖의 기압 차이로 지붕을 떠받치는 ‘공기막’ 방식으로 건설하면 큰 추가 비용 없이도 돔구장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돔구장 건설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4년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 안 수영장 주변에 돔구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설비용은 민자를 유치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 아직 조용하다.
대구시도 지난해 말까지 민자를 유치해 돔구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계속 ‘검토중’이다. 2007년 10년에는 경기 안산시가 돔구장 건설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현대건설과 기본협약까지 체결했지만, 여전히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등 제자리 걸음이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기 꺼린 서울시 관계자는 “수천억원씩 든 전국의 월드컵경기장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그보다 많은 7천억~8천억원이 드는 돔구장에 예산을 투입하기도, 민자를 유치하기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구장은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돼 수익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며 “이런 현행법 조항도 돔구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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