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의 진화 보이나요?
“서양 고지도에 한국은 어떻게 나타나 있을까.”
국내 최초 고지도 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이 17일 경희대 수원교정에서 문을 열었다.
경기 용인시 기흥읍 서천리 경희대 수원교정 도서관 4층에 마련된 혜정박물관은 경희대 석좌교수인 김혜정 교수가 30여년 간 모아온 서양의 고지도 900여점 중 우선 150여점을 일반인들에게 이날 공개했다.
16세기 우리나라와 일본만 등장하는 최초의 지도로 알려진 ‘일본열도’에선 한국은 길쭉한 섬으로 그려지다 18세기 와서야 한반도의 현재 모습이 지도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고지도들은 대부분 15세기에서 20세기까지 서양에서 제작된 것으로 고지도 외에도 지도첩, 고지도 관련 사료와 고문헌 등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들 고지도 가운데 독도와 동해가 수백년 전부터 한국 영토였음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다.
1737년 프랑스의 당빌이 제작한 고지도에는 당시 중국식 발음으로 울릉도(Fan-ling-tao)와 독도(Tchian-chan-tao)가 동해안 바로 옆에 표시돼 있다. 또 1705년 프랑스의 드릴, 1794년 영국의 던이 제작한 지도에는 동해가 ‘ER DE COREE’와 ‘COREAN SEA’로 표시돼 있어 이미 1700년대 서양인들이 동해를 한국의 영해로 인정했음을 보여준다.
1924년 프랑스 ‘파리 외방 선교회’가 만든 카톨릭 교구도는 당시의 프랑스 선교사들이 한반도를 대구·서울·원산교구 등 세곳으로 교구를 나눴고 이 중 원산교구는 간도 지방까지 포함하고 있어 간도가 우리 땅이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수원/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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