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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순이삼촌’ 잠든 곳에 4·3기념관 개관

등록 2009-03-31 18:24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에 4·3 기념관과 <순이삼촌> 문학비 등 4·3 추모공원이 들어선 가운데 31일 오전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에 4·3 기념관과 <순이삼촌> 문학비 등 4·3 추모공원이 들어선 가운데 31일 오전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400여명 희생 북제주 북촌리
현기영 문학비·위령비 등 조성
제주 4·3 사건 61주년을 맞아 각종 추모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31일 4·3 사건 당시 대표적인 집단학살 마을인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4·3 기념관이 문을 여는 등 행사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개관한 북촌리 ‘너븐숭이 4·3 기념관’은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 들어선 기념관 이외에 지역 단위로 들어선 기념관으로는 처음이다.

북촌리는 4·3 사건 당시인 1947년 1월17일 군인 두 명이 무장대의 습격을 받고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불러 모아 400여채의 집을 불태우고 300여명을 학살하는 등 마을 주민 400명 이상이 희생됐다.

이 마을의 비극적 역사는 소설가 현기영(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씨의 <순이삼촌>으로 지난 78년에야 세상에 알려졌으며, 현씨는 이 소설로 계엄당국에 연행돼 고문을 받기도 했다. 이날 개관한 전시관 주변에는 <순이삼촌> 문학비가 조형물과 함께 만들어졌고, 방사탑과 443명의 희생자 이름을 빼곡히 적어 놓은 위령비도 조성됐다. 2532㎡의 터에 294㎡ 규모로 들어선 ‘너븐숭이 4·3 기념관’에는 총살 현장인 당팟에서 나온 탄피와 현장 사진 등 북촌리 집단학살 사건의 진상과 <순이삼촌> 소설과 현씨가 당시 채록하면서 사용했던 녹음기와 소설 초판본, 일어판과 영어판 소설 등이 전시됐다.

또 북촌리 사건의 진상규명에 앞장섰던 주민 고 홍순식씨의 친필 원고와 북촌리 원로회의의 자체 4·3 희생자 조사서 등도 있으며, 영상실도 마련됐다. 이날 기념관 개관식에서는 현씨가 마을 주민들로부터 4·3을 알린 공로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제주 4·3 연구소의 ‘증언본풀이’ 행사가 열려 4·3 피해자인 김명원(76)씨가 4·3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뒤 살아가면서 동생들과 호적이 제각각이어서 겪은 갈등을 이야기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4·3 후유장애인’ 신청을 했지만 불인정된 양일화(79)씨는 4·3 당시 우익청년들의 고문으로 다른 지방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한국전쟁으로 풀려난 뒤 인민군으로 복무하고 포로수용소 생활을 한 뒤 훗날 한국군으로 다시 입대한 ‘소설 같은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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