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창기업, 2억여원 달해 60여명 뽑기로
울산의 중소업체인 삼창기업이 승진한 임원들이 반납한 임금 인상분을 바탕으로 인턴 직원을 채용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계측제어 기술을 주력으로 해서 8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4월1일로 승진하는 80여명 가운데 김명철 사장 등 임원 11명이 자발적으로 반납한 1년치 임금 인상분 2억여원으로 인턴 직원 6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회사 쪽은 길게는 6개월 동안 근무할 예정인 인턴 직원 채용에 드는 비용의 부족분(인턴 임금의 50%)을 노동부 지원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인턴 기간이 끝난 뒤 인사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인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인턴 채용에 나선 것은 지난달까지 3년 동안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이두철 회장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 이 회장은 4월1일자로 승진하는 임원 11명이 승진과 함께 인상되는 1년치 임금을 반납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재원으로 한 인턴 채용을 지시했다.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업들이 국가 정책인 일자리 나누기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어 대기업조차도 신규 직원 채용을 꺼리던 시절에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 50여명을 채용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상무로 승진할 예정인 김춘배 이사는 “지난달 노조가 어려운 경제 사정을 고려해 올해 임금협약을 위임하는 것을 보면서 임원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지역 주민의 도움으로 성장한 지역 기업의 작은 일자리 나누기 실천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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