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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골학교 살리기 ‘두 손길’

등록 2005-05-17 21:58수정 2005-05-17 21:58

 경남 진해시 웅동중학교 학생들이 교사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문을 연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다.  웅동중학교 제공
경남 진해시 웅동중학교 학생들이 교사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문을 연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다. 웅동중학교 제공


진해 웅동중 교직원·주민 도서실·외국어특장 힘보태

폐교 위기에 놓인 농어촌의 중학교를 살리려 교직원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온힘을 쏟고 있다.

1952년 학교법인 웅동학원이 설립한 경남 진해시 웅동중학교는 이농현상 때문에 폐교 위기에 놓인 여느 농어촌 중학교와 달리, 근처 부산 녹산국가공단 및 새항만 직원들의 유입으로 인한 새 중학교 신설 때문에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02년 학군분리 전만 해도 320여명이던 학생수가 올해 162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반면, 새 아파트 단지 근처에 새로 생겨난 중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600명을 넘어섰다.

“이대로 가다간 폐교를 면할 길이 없다”고 느낀 웅동중 교사 15명은 학군분리 직후부터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 운동에 나섰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시내 도서관에 가려면 버스로 30여분이나 가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학교 안 학습자료창고를 개조해 20여평 남짓한 꼬마 도서실을 만들었다. 여기에 졸업생과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이 읽어야 할 교양서적 등 1680권의 책을 갖춰 놓았다.

교사들은 전교생의 3분의 1 가량이 부모가 주로 농·어업에 종사하는 저소득층 가정인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다달이 급여에서 5000원씩 떼내 모은 기금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청소년 가장 등 가정이 불우한 학생들과 후견부모 관계를 맺어 뒤를 돌봐주고 있다.

학교 쪽도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려 갖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전문 외부강사를 초청해 열고 있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외국어 특강은 전체 학생의 63%가 수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교 쪽은 이들 외국어 수강생들에게 여름·겨울방학 때 3박4일씩 어학연수를 보내며 연수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과 주민들도 지난 2월 졸업식 때 600여만원의 장학금을 거둬 졸업생의 3분의 2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종호(47) 교사는 “현재 60% 이상의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로 진학하고, 진해시는 물론 경남에서 치러진 각종 학예대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쓸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함께 폐교만은 막겠다”고 다짐했다.

진해/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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