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제8대 총장 후보로 입후보한 현승일 전 한나라당 의원(앞줄 왼쪽)이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대 수원교정 텔레컨벤션센터 앞에서 소견발표회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학생들이 “교과부와 손종국 전 총장과 결탁한 현 후보는 사퇴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원/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총장선거 개입’ 파문 확산
학생 1천여명 항의시위도
학생 1천여명 항의시위도
교육과학기술부 고위 간부가 현승일 전 한나라당 의원을 경기대 총장에 선임하기 위해 총장 선거에 개입한 일에 대해 1천여명의 경기대 학생들이 현 전 의원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400여명의 경기대 교수들이 교과부에 진상 공개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경기대 학생 1천여명은 1일 오후 현승일 전 의원 등 신임 총장 후보 6명의 소견 발표회가 열린 경기대 수원교정 텔레컨벤션센터를 에워싸고 “교과부와 결탁하고, 비리로 물러난 손종국 전 총장 등 구재단과도 결탁한 현 후보는 사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현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께 컨벤션센터에 나타났으며, 1천여명의 학생들은 ‘현승일 물러나라’는 내용의 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기대 전체 교수회도 이날 낮 12시께 단과대학 및 대학원 등을 대표하는 30명의 교수들로 이뤄진 운영위원회를 연 뒤 성명서를 내어 “총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외부(교과부)의 부적절한 선거 개입이 확인됐다”며 △외부의 어떤 세력도 경기대 총장 선출에 개입하지 말 것 △교과부는 언론보도의 진상을 공개할 것 △총장추천위원회는 외부 개입에 흔들리지 말고 공정하게 총장 후보를 선출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엄상현 학술연구정책실장과 해당 부처인 교과부는 ‘교과부 간부, 경기대 총장 선거 개입’ 내용의 <한겨레> 보도 뒤,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엄 실장은 이날 <한겨레> 기자를 마주치자 “노 코멘트”라면서도 “오늘로 기사 끝나겠죠”라고 물었다. 교과부 대변인실은 31일 “엄 실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라고만 전한 뒤 이틀 동안 진상 조사 등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엄 실장과 교과부는 시간이 지나서 비판 여론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엄 실장은 지난달 10일과 17일 2차례 걸쳐 경기대 총장 후보로 나선 이태일 경기대 현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을 모시려 한다” “이 총장이 다시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후보 사퇴를 종용한 바 있다.
수원/홍용덕, 이종규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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