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과 공기업 행정인턴 현황
청년 일자리 만든다더니…정규직 약속없이 단순업무만
대구교육청 23%·울산시 20%·충북도 937% 포기자 속출
대구교육청 23%·울산시 20%·충북도 937% 포기자 속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교육청 등에서 채용한 행정인턴들이 무더기로 떠난 것으로 2일 조사됐다. (표) 행정인턴제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애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대구시는 지난 1월말 10개월 근무 조건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행정인턴 92명을 채용했으나 두 달 만에 13명이 떠났다. 대구의 구청 8곳에서도 행정인턴 152명 가운데 벌써 25명이 그만뒀다. 대구시는“일부는 직장을 구해서 떠났겠지만 대부분은 인턴이 끝나도 정규직 채용 등에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어 공무원시험 같은 취업 준비를 위해 인턴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도 153명 중 5명이 나갔고, 52명을 채용한 대구교육청은 전체 20%가 넘는 12명이나 그만뒀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비슷해 대전에서는 79명 중 13명, 울산시에서도 104명 가운데 19명이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충북도 9.7%, 전북도 교육청 13.8%의 이탈률을 보이고 있다.
행정기관에 소속된 인턴들은 한 달 100만원을 받으며 공공기관 부서마다 1∼2명씩 배치돼 복사와 팩시밀리 보내기 등 단순업무를 맡고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종일 하는 일 없이 우두커니 보내는 시간이 많다.
대구에서는 지방공기업의 인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채용한 인턴들은 12명 중 이미 4명이 나갔다. 대구도시공사에서도 15명 가운데 2명, 100명의 인턴을 뽑은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는 33명이나 중도 포기했다. 도시철도공사는 “곧 예정돼 있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나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환경시설공단의 인턴들은 아직도 34명이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설공단에서 10개월 뒤 인턴기간이 끝나면 전체 30%인 1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환경시설공단은 대구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 분뇨, 생활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지방 공기업이다. 대구환경시설공단 이태호 인사팀장은 “인턴을 채용할 때 정비 등 기술분야의 자격증을 갖춘 대학 졸업생들을 채용했으며, 오는 10월 하수처리장 한곳을 신설할 계획이 잡혀 있어 인턴 가운데 3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공고 때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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