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수술을 무사히 받은 라오스의 솜말라비낫(8·가운데)이 경남 양산 통도환타지아에서 회전목마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제공
라오스 어린이들에 사랑의 의술
솜말라비낫 등 4명 양산 부산대병원서 심장수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근처에 사는 솜말라비낫(8·여)은 선천성 심장병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또래 친구들이 뛰노는 모습만 바라보았다. 끼니도 겨우 해결하는 가정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던 솜말라비낫은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온 의사 선생님을 만난 뒤 뛸 듯이 기뻤다. 무료로 심장 수술을 해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솜말라비낫은 같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3~5살 어린이들과 함께 마침내 한국땅을 밟았다.
이들은 바로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심장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뒤 같은 달 23~27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성시찬 부산대 교수는 “생후 4~5개월 안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심장 근육이 심하게 두꺼워지거나 심장이 커져 있어서 수술이 까다로웠다”며 “모두 수술이 무사히 잘 됐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무료수술의 행운을 준 곳은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이다. 이 단체는 가난한 라오스 어린이들을 수술해 줄 수 있는지 부산대병원 쪽에 타진해 실비만 받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지난해 8월 성 교수와 이형두 교수 등 2명이 검진기기를 짊어지고 라오스로 갔다. 그곳에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 가운데 형편이 가장 어려운 솜말라비낫 등 4명을 선정했다.
문제는 수술비였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가 한 명에 1000만원이 넘었다. 부산의 새서면로터리클럽이 1인당 6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머지는 부산대병원이 부담했다. 부산대병원은 내친 김에 수술 어린이들의 사후 관리를 돕고 우수한 심장병 수술 기술을 배울 라오스 의사 2명을 초청했다. 이들은 6개월 동안 병원에 머물면서 심장 수술 기술을 익히게 된다. 심장병 어린이 4명과 부모 3명의 왕복 항공료는 경기도 부천의 유한대학 명정수 전 학장이 쾌척했다.
8일 어린이들과 부모들은 나들이에 나서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기도 하고, 양산 통도환타지아에서 난생 처음 놀이기구도 탔다. 라오스 의사 2명과 성 교수, 새서면로터리클럽 회원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9일 아침 8시30분 김해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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