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운동의 거인 고 장일순 15주기 추모 행사
공동체 운동의 거인 고 장일순 15주기 추모 행사
17일 광주서 개막식…생명평화사상 집중조명
유고작 60여점·김지하 등 추모작 50여점 전시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있다네.” 한살림을 만들며 생명평화운동의 씨앗을 틔웠던 무위당 고 장일순(1928~1994) 선생의 15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한살림 광주생협과 호남 생명과 평화의 길은 17~21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3가 광주가톨릭센터 뒤쪽 대동갤러리에서 장 선생의 삶과 얼을 돌아보는 수묵전을 펼친다. 그가 생전에 남겼던 작품 6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필치마다 부드럽고 따뜻했던 숨결이 배어난다. ‘서필어생(書必於生)’,‘일체심조(一切心造)’등 단아함이 녹아든 글씨들과 ‘무명유한(無名有閒)’, ‘허심여선(虛心如仙)’ 등 철학이 깃든 그림들이 눈에 띈다. 또 시인 김지하 시인, 판화가 이철수, 목사 이현주 등도 추모의 마음을 담은 작품 50여점을 모아 전시한다. 이 작품들은 애초 강원도 원주의 무위당 기념관에 전시중이었다. 그는 생전에 ‘후일 내 이름으로 어떤 행사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호남의 후학들이 유지를 거스르고 이 행사를 마련했다.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오른 생명평화사상을 재조명하려는 뜻이었다.
17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그의 생애를 담은 슬라이드를 상영하고, 지리산 자락에 사는 가수 한치영·태주 부자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전시 동안 매일 오후 2시에는 좁쌀 한 알에도 우주의 이치가 깃들어 있음을 설파한 그의 생각을 되새기는 이야기 마당을 펼친다. 강연자로 김영주 좁쌀 만인계 상임대표, 판화가 이철수, 이병철 전 귀농운동본부 대표, 목사 이현주 등이 나서고 뒤풀이로 음악회를 곁들인다.
임승용 한살림 광주생협 이사장은“무위당(无爲堂)이란 자연을 따라 무위(無爲)의 삶을 살겠다는 뜻”이라며 “광주 전시를 계기로 생명평화운동의 정신이 널리 알려져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주 태생으로 배재고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5·16 이후 중립화 평화통일론을 주장하다 3년 동안 옥고를 치른 뒤 60~70년대 신협운동 반독재운동에 헌신했다. 83년 도농 직거래조직인 한살림을 창립해 생명평화운동의 기틀을 다졌다. 64살 때인 94년 5월 지병으로 숨지자 전국에서 조문객 3천명이 몰려들어 ‘언행이 일치했던 운동가’의 별세를 애도했다.
한살림은 모든 생명이 한집 살림하듯 더불어 살자는 도농 공동체운동이다. 먹을 거리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유기농 식품에 관심이 커지면서 전국에 도시 회원 17만여명과 농촌 회원 1500가구를 연결하는 19개 지역조직이 만들어졌다.(062)222-0072.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유고작 60여점·김지하 등 추모작 50여점 전시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있다네.” 한살림을 만들며 생명평화운동의 씨앗을 틔웠던 무위당 고 장일순(1928~1994) 선생의 15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한살림 광주생협과 호남 생명과 평화의 길은 17~21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3가 광주가톨릭센터 뒤쪽 대동갤러리에서 장 선생의 삶과 얼을 돌아보는 수묵전을 펼친다. 그가 생전에 남겼던 작품 6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필치마다 부드럽고 따뜻했던 숨결이 배어난다. ‘서필어생(書必於生)’,‘일체심조(一切心造)’등 단아함이 녹아든 글씨들과 ‘무명유한(無名有閒)’, ‘허심여선(虛心如仙)’ 등 철학이 깃든 그림들이 눈에 띈다. 또 시인 김지하 시인, 판화가 이철수, 목사 이현주 등도 추모의 마음을 담은 작품 50여점을 모아 전시한다. 이 작품들은 애초 강원도 원주의 무위당 기념관에 전시중이었다. 그는 생전에 ‘후일 내 이름으로 어떤 행사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호남의 후학들이 유지를 거스르고 이 행사를 마련했다.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오른 생명평화사상을 재조명하려는 뜻이었다.
무위당 고 장일순(1928~1994)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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