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시 ‘귀천’ 중에서)
시 ‘귀천’을 쓴 천상병 시인을 기리는 공원이 그가 살았던 노원구 상계동에 문을 연다. 노원구는 상계동 996번지 일대에 조성한 ‘시인 천상병 공원’을 오는 24일 연다고 22일 밝혔다. 공원은 480㎡ 크기로 아담하다. 구는 지난 7월부터 총 6억원을 들여 공사를 해왔다.
공원은 시인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표현한 1.4m 높이의 청동상을 비롯해, 시 낭송무대로 이용할 정자인 ‘귀천정’, 시인의 시를 조각한 시비, 육필 원고를 새겨 넣은 의자 등으로 꾸며져 있다. 공원 곳곳에는 천 시인의 시에 자주 나오는 진달래, 앵두나무, 홍도화, 매화, 장미 등을 심어 시인의 시를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천 시인이 실제 살았던 상계동 1117-12번지에는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현재 연립주택이 들어선 이 곳에서 시인은 1982년부터 1990년까지 7년 동안 살며 산문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를 비롯해 여러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24일 개장 행사에서는 천 시인의 청동상 제막식과 시 낭송회·시화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울러 시인의 안경과 찻잔, 집필 원고 등 유품 41종 203점을 모은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도 열린다. 타임캡슐은 시인 탄생 200주년이 되는 2130년 1월29일 개봉된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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