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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군포 뉴타운 추진에 주민들 “반대집회”

등록 2009-04-22 22:14

산본1동·금정동 일대 뉴타운사업 결정고시 눈앞
“내 집에서 쫓겨날 것을 생각하면 잠이 안 와요.”

3대째 경기 군포시에서 살아왔다는 정아무개(59)씨가 요즘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은 ‘뉴타운’ 때문이다. 정씨는 “뉴타운 문제라는 것을 텔레비전에서만 보다가 막상 내 일로 당하니 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정씨가 사는 경기 군포시 금정동 산본3구역은 재래상가와 단독주택, 빌라, 그리고 일부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뉴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말께부터다. 2007년 9월 경기도와 군포시는 이른바 ‘노후 불량’ 지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며 금정역 인근의 산본1동과 금정동 일대 87만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고시한 뒤 뉴타운 사업을 추진중이다.

주민들은 ‘헌 집을 내주면 새 집을 준다는데 나쁠 게 뭐 있냐’고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정은 나빠졌다. 이곳에서 10년째 자영업을 하는 김아무개(50·여)씨는 “권리금에다 2000만원의 보증금에 100만원의 월세를 내지만 뉴타운 소식에 2년째 손님이 뚝 끊기면서 권리금은 커녕 보증금도 까먹고 있어 이제 빈털털이가 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뉴타운 사업으로 받는 영업보상금이 1천여만원이라는데, 망루 위로 올라간 용산 철거민들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산본 1∼3구역과 금정 1∼2구역 등 5구역으로 나눠진 이곳에서 뉴타운 반대가 제일 거센 곳은 이른바 ‘노후·불량’ 주택에 사는 원주민들과 세입자들이다. 3구역의 경우, 아파트 주민 500여가구를 제외하고 단독주택 거주자들과 빌라 거주자들은 대략 700여가구이며 세입자는 1300여가구에 이른다.

김광철(59) 산본3구역 뉴타운 반대위원장은 “20년만 지나면 노후·불량 주택이라는데, 이 가운데 72.5%가 멀쩡한 집들이고 군포시에서 도시계획이 제일 잘 된 곳”이라며 시의 노후·불량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 심아무개(59)씨는 “60∼80대 노인이 대부분인 단독 주택 거주자들은 월세도 받을 수 없고 보증금 빼주고 남는 돈으로는 새 아파트는 커녕 전세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원주민과 세입자들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입자들에게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400만원의 주거 이전비 보상이 전부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한 번도 시위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주민들이 오는 24일 오후 3시 군포시청 앞에서 뉴타운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일단 뉴타운 지구 지정이라도 해놔야 지역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진 여부는 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해 결국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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