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물이용 부담금 2조6천억원 부어도…
팔당상수원과 잠실상수원의 수질 개선을 위해 수도권 시민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매년 2500억~3700억원의 ‘물 이용 부담금’을 내왔지만 수질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환경부 자료를 보면, 한강 팔당댐의 지난해 연평균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3ppm이었다. 1.1ppm을 기록한 2005년 이후 매년 나빠지고 있다. 1999년과 비교해 0.2ppm이 떨어졌을 뿐이다. 팔당상수원의 목표 수질은 1등급(1ppm 이하)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총 2조6천억원의 물 이용 부담금이 투자됐지만, 아직 한번도 목표 수질에 이르지 못했다.
수도권 인구 2400만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1070만명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잠실상수원의 수질은 더 나쁘다. 잠실상수원이 있는 구의측정소의 수질은 10여년 전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1999년 1.8ppm을 기록한 비오디는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2.1ppm을 기록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조용모 연구위원은 “매년 수천억원의 물 이용 부담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부담금 대부분이 토지 매입과 주민 지원 사업 등 수질 개선과 관계없는 사업에 쓰이다 보니 수질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 이용 부담금은 상수원의 상류지역 주민들이 토지이용 규제 등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는 것에 대해 서울, 인천, 경기 등 하류지역 주민들이 지원하는 일종의 보상금으로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이 수질개선과 주민지원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물 이용 부담금 제도가 시행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모두 2조6천억원의 물 이용 부담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조5천억원이 토지매입과 주민지원 등 사업에 사용됐다.
조 연구위원은 “환경 기초시설을 설치하고, 상수원 수질개선 사업에 물 이용 부담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며 “목표 수질을 달성하지 못하면 오염원을 규명하고, 상수원 주변 사업장의 폐수 배출량을 관리하는 ‘수질 총량관리제’를 하루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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