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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인권조례 ‘구멍숭숭’

등록 2009-04-23 22:28

부산시 인권조례 ‘구멍숭숭’
부산시 인권조례 ‘구멍숭숭’
인권사무소 실태보고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파견 등 구체화 규정없어
여성관련 조례도 상징적 수준 머물러…보완 시급
장애인과 노인, 여성, 아동, 외국인 등을 위한 부산시의 인권 관련 조례들이 상당 부분 상위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만들어졌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부산인권사무소는 24일 오전 10시 부산대 제2법학관 1층 대강당에서 사회적 약자·소수자 관련 조례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 및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조소영 부산대 법학연구소 교수가 관련 조사보고서를 발표를 하고, 송시섭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 초의수 신라대 교수, 강용근 전교조 부산지부 정책실장이 토론을 벌인다.

미리 배포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장애인복지법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활동보조인의 파견과 보조기구 제공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돼 있으나 이를 구체화한 부산시의 조례 규정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또는 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중증장애인 가운데 기준에 맞으면서 장애 정도나 다른 사유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우면 활동보조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했지만 조례에 상세한 언급이 없는 것은 중대한 입법 불비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장애인 체육시설의 수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이나 절차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으며, 시민의 보행권 확보와 보행환경 개선 조례는 구체적인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아 선언적 문서가 돼 버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 조례는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사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구인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위원회’의 설치와 자문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해 놓지 않고 있으며,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규정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위법에서 정한 저상버스의 도입과 운영에 대한 규정과 이동지원센터 설치와 운영 관련 규정도 없는 입법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동보호종합센터 운영 조례는 아동의 권익 보호와 복지 증진에 관한 지식 및 기술상의 자문 등을 구하는 기구를 필수기구가 아니라 시장의 판단에 따른 임의기구로 규정하고 있으며,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 조례는 시설의 위탁과 관련해 공개경쟁의 원칙이나 방법, 절차를 규정하지 않아 위임입법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6년 행정자치부가 ‘거주외국인 지원 표준조례안’을 마련했으나 부산시는 아직까지 거주외국인을 중심주체로 한 조례가 없으며, 부산시 조례 가운데 노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입안된 것은 ‘부산광역시 노인전문병원 설치 및 운영 조례’ 뿐이고, 대부분 사회적 약자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관련 조례들 속에 내용이 분산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인권 관련 조례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임신 등으로 이동이 불편한 여성장애인에게 임신 및 출산을 위해 활동보조인의 파견 등 활동보조서비스를 지원하도록 상위법이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조례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윤 기자 s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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