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북후면 신전1리 마을 들머리에 아름드리 소나무
지역 전설 숨쉬는 400년송, 보호수 지정 움직임
경북 안동시민들이 즐겨 찾는 학가산 정상(해발 882m)이 눈앞에 펼쳐지는 안동시 북후면 신전1리 마을 들머리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사진)가 버티고 서 있다. 키가 10m를 넘고 둘레도 4m를 웃돌아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도 다 잡지 못할 정도다. 사방으로 길게 뻗은 나뭇가지는 어림잡아 40m에 이르고 나이는 400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과 세금 내는 소나무로 유명한 경북 예천의 ‘석송령’(천연기념물 294호)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소나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김삿갓 소나무’라고 부르며 주변을 정리하고 나뭇가지를 받쳐주는 지주목을 설치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해마다 정월이면 마을의 안녕과 가족들의 건강을 빌며 마을동제를 지내기도 한다.
김삿갓 소나무는 나무 모양이 삿갓처럼 생겼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이 인근 사찰인 석탑사에 들렀다가 지나는 길에 나무 아래에서 잠시 머물고 간 뒤 나뭇가지가 삿갓모양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삿갓을 쓴 소금장수들이 쉬어 가기도 했던 곳이라는 말도 전해진다.
지금도 김삿갓 소나무 주변에는 크고 작은 돌을 피라미드식으로 쌓아 올린 ‘석탑리 방단형적석탑’(경북도 문화재 자료 343호)이 남아 있어 그 옛날 김삿갓이 들렀다는 석탑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경북 안동시가 학가산 권역 종합개발사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김삿갓 소나무가 관광객들이 찾는 명승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 북후면 신전1리 임영달(55) 이장은 “김삿갓 소나무가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보호수 등으로 지정을 받아 체계적으로 관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는 “김삿갓 소나무를 경북도 보호수로 지정하기 위해 나무 소유주와 협의”중이라며 “보호수로 지정이 되면 주변을 정비하고 필요하면 나무 외과수술을 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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