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초청서로 20억원 가로채
한국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몽골인 700명한테서 2000달러씩 140만달러를 받아 가로챈 국제 취업사기단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9일 몽골 현지 브로커와 짜고 위조된 거짓초청서를 보내는 방법으로 몽골인 700명을 상대로 2000달러씩 모두 140만달러(약 20억원)를 받아 가로챈 혐의(공문서 위조·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로 이아무개(46)씨 등 21명을 적발해 이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최아무개(50)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아무개(53)씨 등 2명을 수배했다.
이씨 등은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몽골 현지인 융(42·여·정치인) 등과 짜고 한국에 취업을 희망하는 몽골인 700명에게 거짓 작성한 취업용 초청서를 보여주며 한국 회사에 취업 계약이 된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2000달러씩 모두 140만달러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2000달러는 몽골 노동자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2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터넷과 사채 사무실을 통해 유령법인의 인감증명서와 사업자 등록증을 20만원에 사들여 노숙자들에게 2만원씩 주고 이들의 명의로 위조한 다음 노숙자를 시켜 대리공증케 한 거짓 취업초청서를 몽골인 취업 희망자들에게 현지 브로커를 통해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몽골 현지인 브로커 융 등 3명은 현지 경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의 사기 행각은 몽골 현지 언론에 의해 피해자들의 가산 탕진 등 실상이 보도되면서 현지에 사는 한국인들이 밤에 통행하는데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몽골인들의 반한감정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와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 몽골 인터폴 등과 공조수사를 벌인 결과 또 다른 국제 취업사기단이 몽골에서 활동 중이라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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